출근길 골목 모퉁이에서 매일 만나는 강아지가 있어요. 작고 하얀 개지요.
할아버지 한 분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산책을 시키세요. 그 강아지는 저를 보면 늘 꼬리를 흔들어요. 이름도 모르는 사이인데 말이에요.
처음엔 그냥 지나쳤어요.
그런데 몇 번 마주치다 보니 강아지가 저를 알아보기 시작했지요. 멀리서부터 꼬리를 흔들며 기다리더라고요. 할아버지도 웃으며 얘가 아가씨 좋아하네, 하셨어요. 그 뒤로 매일 아침 잠깐 멈춰서 인사를 하게 됐네요.
지난주에 출장으로 사흘 동안 그 길을 못 지났어요.
돌아와서 다시 마주친 날이었지요. 강아지가 평소보다 훨씬 세게 꼬리를 흔들었어요. 그러더니 제 신발 위에 앞발을 올려놓더라고요. 할아버지가 얘가 며칠 기다렸다고 하셨지요. 그 말에 괜히 코끝이 찡했어요.
이름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 반겨주는 존재는, 생각보다 큰 자리를 차지한다.
강아지가 반겨주는 건 아무 조건이 없어요.
제가 오늘 일을 잘했는지, 기분이 어떤지 상관없지요. 그냥 제가 왔다는 것만으로 꼬리를 흔들어요. 그게 이상하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사람에게선 받기 어려운 반가움이었어요.
강아지 덕분에 할아버지와도 얘기를 나누게 됐어요.
강아지 나이가 열두 살이래요. 자녀들이 다 독립하고 나서 이 녀석이 제일 가까운 식구라고 하셨지요. 매일 아침 산책이 할아버지 하루의 시작이래요. 강아지가 저만 반기는 게 아니라 할아버지 하루도 지키고 있었던 거네요.
쇼펜하우어는 실제로 개를 무척 아꼈다고 하지요.
사람보다 개에게서 더 큰 위로를 받았다는 얘기도 있대요. 아침마다 꼬리를 흔드는 그 강아지를 보면 그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아요.
이름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 반겨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꽤 큰 위로 같아요.
내일 아침에도 그 꼬리에게 먼저 인사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