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한 시간씩 "운동하러 간다"고 나가는 남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내가 알고 보니 공원 벤치에 앉아 노을을 보다 온다고 하더랍니다.
아내는 그게 무슨 운동이냐고 웃었다고요. 남편이 한 것은 운동이 아니라 산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책도 충분히 이름이 있는 일입니다.
산책과 운동은 둘 다 밖에 나가 몸을 움직이는 일입니다.
운동화를 신고, 걷고, 돌아오면 기분이 나아집니다. 걷는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산책은 쉬거나 바람을 쐬려고 가볍게 걷는 것이고, 운동은 몸을 단련하거나 체력을 기르려고 일정한 강도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산책의 목적은 쉼입니다.
속도는 상관없고, 멈춰도 되고, 벤치에 앉아도 됩니다. 노을을 보고 바람을 쐬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산책이죠. 그래서 산책을 마치면 땀보다 개운함이 남습니다. 남편의 한 시간이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운동의 목적은 몸입니다.
일정한 속도로 걷거나 뛰고, 시간을 정하고, 숨이 조금 찰 만큼 움직입니다. 체력을 기르거나 몸을 가꾸려는 것이죠. 그래서 운동을 마치면 대개 땀과 약간의 피로가 남습니다. 같은 공원을 걸어도 목적이 다르면 걷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산책을 운동이라고 부르면 운동을 했다고 믿게 됩니다. 반대로 산책을 하찮게 여기면 쉬는 시간을 잃게 되겠지요.
산책이라면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노을을 보는 벤치도 산책의 일부입니다.
운동을 하고 싶으시다면 시간과 속도를 정하고 나가시면 됩니다. 몸에 맞는 강도는 개인마다 다르니, 건강에 걱정이 있으시면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같습니다. 쉬려는지 단련하려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