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요즘 러닝 크루가 많이 늘었다는 얘기를 봤어요. 퇴근 후 모여서 같이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요.
그 주 저녁 강변 산책길을 걷다가 실제로 마주쳤어요. 스무 명쯤 되는 사람들이 무리 지어 달려오더라고요.
크루가 지나갈 때 저는 길 한쪽으로 비켜섰어요.
발소리가 한꺼번에 울려서 조금 놀랐지요. 뉴스에서도 산책하는 사람들과 부딪혀 불편하다는 얘기가 나왔었어요. 그날은 다들 조심스럽게 한 줄로 지나가 줘서 괜찮았네요.
무리가 다 지나간 뒤에 한 사람이 혼자 뒤처져 왔어요.
숨을 몰아쉬며 거의 걷는 속도였지요. 혼자 남겨진 게 좀 안쓰러워 보였어요. 그런데 그때 앞서가던 두 명이 돌아오더라고요. 그 사람 양옆에 서서 속도를 맞춰 같이 뛰기 시작했어요.
맨 뒤에서 숨이 찰 때, 돌아와 옆에 서는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끝까지 간다.
그 장면이 오래 남았어요.
달리기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지요. 그런데 왜 다들 모여서 뛸까 궁금했는데, 그 장면을 보니 알 것 같았어요. 숨이 찰 때 옆에 누가 있으면 조금 더 갈 수 있는 거겠지요.
저는 달리기를 잘 못해요.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차고 옆구리가 아프지요. 그래서 그냥 천천히 걷는 쪽이에요. 그날도 크루가 지나간 길을 천천히 걸었어요. 강물에 비친 가로등 불빛이 길게 흔들리고 있었네요.
나중에 러닝 크루에 다니는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어요.
친구가 말하길, 크루에서는 맨 뒤 사람을 절대 혼자 두지 않는 게 규칙이래요. 빨리 가는 것보다 다 같이 들어오는 게 중요하다고요. 그 규칙이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모두가 같은 속도로 갈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맨 뒤에서 숨이 찰 때 돌아와 속도를 맞춰주는 사람이 있으면 끝까지 갈 수 있더라고요. 오늘은 누군가의 옆에서 속도를 조금 늦춰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