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 시쯤에 운동복 차림으로 세 분이 들어오셨어요. 땀을 흘리시길래 뭐 드릴까요 했더니, 물만 한 잔 마시고 가면 안 되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러시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그날만 있었던 게 아니에요. 언제부턴가 밤에 뛰는 분들이 부쩍 늘었거든요. 저는 뛰지 않는 사람이라 이유는 잘 모릅니다. 본 것만 적어볼게요.
예전엔 아침에 운동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밤이더라고요.
가게 앞 길로 아홉 시, 열 시에 지나가는 분들이 보여요. 혼자 뛰는 분도 있고 대여섯 명씩 같이 뛰는 무리도 있고요. 단골 손님 한 분은 회사 사람들이랑 모여서 뛴다고 하셨어요. 회식 대신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말이 재미있었어요. 술자리가 달리기로 바뀐 거잖아요.
마지막 게 눈에 남아요. 뛰고 와서 앉으시면 제일 먼저 화면을 켜서 뭘 확인하세요. 뛴 걸 어디다 남기시는 것 같았어요.
궁금해서 여쭤봤어요. 답이 비슷했어요.
돈이 거의 안 든다고 하시고, 잘하고 못하고가 없다고 하시고, 하고 나면 뭘 했다는 게 남는다고 하셨어요.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회사에선 아무리 해도 표가 안 나는데, 이건 뛴 만큼 표가 나요."
저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어요. 그건 달리기 얘기가 아닌 것 같았거든요.
가게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 분들은 아주 짧게 계세요.
물 한 잔이나 차 한 잔 드시고 십오 분쯤 앉았다가 가세요. 잔 값으로 보면 큰 손님이 아니죠. 그런데 저는 그 시간이 좋아요. 표정이 다르거든요. 밤에 지쳐서 들어오시는 분들이랑 뛰고 들어오시는 분들은 얼굴이 아예 달라요.
무슨 운동을 하시든 저는 잘 몰라요. 다만 뛰고 들어오신 분들 얼굴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이게 계속 갈 유행인지 아닌지는 저는 모릅니다. 그런 걸 알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요.
다만 밤에 뛰다가 목이 마르시면 들르세요. 물은 그냥 드립니다. 뭐 안 시키셔도 눈치 안 줘요. 숨 돌리고 가시는 자리가 하나 있으면 그다음 골목까지는 또 뛰어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