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아주머니가 그러시더군요. 아래층 분이 새벽 일을 시작하셨다고요.
그 말을 듣고 나서 저는 아, 하고 짚이는 게 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그 집 현관 불이 켜지는 시간이 달라져 있었어요.
밤에 창가에 앉아 있으면 아래쪽 불빛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늦게 켜졌는데 요즘은 아주 이른 시간에 켜지더군요. 이유는 몰랐지만 달라진 건 보고 있었던 겁니다.
사람의 사정은 대개 말보다 먼저, 생활의 리듬으로 도착한다.
왜 시간을 바꾸셨는지는 저도 모르고 아주머니도 모르신다고 하셨어요.
물어볼 일도 아니지요. 사정이 있었을 거고, 그 사정은 그 집 것입니다. 다만 새벽에 나가는 생활이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인걸요.
이 얘기를 듣고 나서 제가 바뀐 게 하나 있습니다.
밤에 소리를 좀 줄이게 됐어요. 원래도 크게 안 냈지만 이제는 늦은 시간에 물 쓰는 것도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분이 그 시간에 주무셔야 하니까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만 하던 사이였습니다.
요즘은 인사에 한마디를 붙입니다. 오늘도 일찍 나가셨나 봐요, 정도로요. 그러면 웃으시고 마시지만 제가 알고 있다는 건 전해지겠지요.
너무 캐묻지도 않고 아예 모른 척도 안 하는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더라고요.
밤에 창가에 앉아 있으면 그런 불빛이 몇 군데 보입니다.
다들 사정이 있어서 그 시간에 나가시겠지요. 제가 잠들 무렵에 하루를 시작하는 분들이 같은 건물에 계신 겁니다. 그걸 알고 나면 밤이 좀 다르게 보입니다.
제가 그분께 해드릴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알아챘다는 것 정도는 남겠지요. 오늘 이웃의 달라진 점을 하나 알아채셨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혼자가 아닌 셈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