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자기 친구랑 통화하는 걸 우연히 들었거든. 내 얘기를 하고 있더라.
나쁜 얘기는 아니었어. 그냥 우리 누나가 뭐 한다, 이런 거였고.
근데 하나가 걸렸거든. 나를 누나가 아니라 이름으로 부르고 있더라.
집에서는 누나라고 하는데 밖에서는 이름이었잖아. 그게 좀 이상했다니까.
나쁜 뜻은 없었을 거야. 친구한테 설명하려면 이름이 편하니까.
칼손 저도 밖에서는 형 이름으로 불러요.
그러고 나서 든 생각이, 저 얘기를 내가 못 고친다는 거였어.
동생이 나를 어떻게 설명하든 그건 동생 몫이잖아. 내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앞뒤가 잘려서 옮겨지는 거랑 같은 건데, 이건 아예 내가 없는 자리에서 벌어지는 거라니까.
근데 그 생각 하다가 찔렸거든. 나도 방에서 동생 얘기를 한 적이 있어.
동생이 그 말을 유행어로 알고 따라 한다고 내가 썼잖아. 그것도 동생이 없는 데서 한 거고.
서로 없는 데서 서로 얘기를 하고 있었던 거라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돌부처 서로 그러는 거지.
동생한테 아무 말도 안 했거든. 통화 들었다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잖아.
그리고 고칠 것도 없고. 나쁜 얘기도 아니었으니까.
대신 나도 동생 얘기를 할 때 좀 조심하기로 했다니까. 그거 하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거잖아.
그리고 방 애들도 밖에서 내 얘기를 할 거잖아. 부장이 어떻고 하면서.
그건 내가 손댈 수 없는 데서 도는 거고. 그러니까 안에서 잘하는 수밖에 없는 거라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도 모르거든. 물어볼 데도 없고.
근데 내가 못 고치는 얘기가 밖에 돌고 있다는 건 이제 아니까 좀 다르더라.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 얘기를 조심하는 것밖에 없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