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제가 해준 말대로 했다가 잘 안 됐다는 얘기를 들었네요.
원망하는 투는 아니었어요. 그냥 알려주는 투였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걸리더라고요.
그때 제가 꽤 확신 있게 말했던 게 기억나네요.
제 경험으로는 그게 맞았으니까요. 그런데 제 경우와 그 사람 경우가 같지 않았던 겁니다. 저는 제 자리를 기준으로 말했던 셈이군요.
조언은 자기 경험을 남의 사정에 얹는 일이다. 맞을 때는 그것이 지혜로 보이고, 틀리면 무게로 남는다.
그 사람이 저를 탓했으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아요.
그러면 미안하다고 하고 서로 정리가 되겠지요.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알려주기만 하니까 제가 어디다 놓을 데가 없는걸요.
한동안 그 생각을 했어요.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했으면 그 사람이 자기 방식대로 했을 텐데요. 그런데 그렇게 가면 앞으로 아무한테도 아무 말 못 하게 되네요. 그건 또 그것대로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앞에 한 줄을 붙이게 되네요.
제 경우에는 그랬는데 다를 수도 있다고요. 그러면 듣는 쪽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기 걸로 한 번 걸러 듣겠지요. 같은 말인데 무게가 좀 달라집니다.
또 하나는 순서예요.
안 물어봤는데 먼저 꺼내는 건 줄이려고 하는걸요. 물어본 사람은 이미 여러 생각을 해보고 온 거라 제 말을 걸러 들을 준비가 돼 있고요. 안 물어본 사람은 그게 없더라고요.
물론 다 제 탓으로 가져오는 것도 맞지는 않겠지요.
정하고 실행한 건 그 사람이니까요. 조언을 한 건 제 몫이지만 그 하루는 그 사람 것인걸요. 오늘 해준 말이 틀렸다는 걸 아셨다면, 미안하다고 하시고 다음엔 한 줄만 붙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