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한 시간을 못 앉아 있네요. 책상에 있다가 소파로 갔다가 창가로 가네요.
옮길 때마다 컵과 담요가 같이 따라다니는걸요.
넓어서 돌아다니는 게 아니에요.
몇 걸음이면 되는 거리인데 그 몇 걸음을 계속 왔다 갔다 합니다. 자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한 자리가 금방 물려서 그런 거지요.
같은 자리에 오래 있으면 그 자리의 공기까지 같이 굳는다.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거기 공기가 멈춘 것 같더라고요.
생각도 같이 멈추고요. 자리를 옮기면 시야가 바뀌고 그것만으로 좀 풀립니다. 방을 바꾼 게 아니라 보는 방향을 바꾼 거겠고요.
잘 되고 있을 때는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는걸요.
안 될 때 자꾸 일어나요. 그러니까 옮겨 다니는 건 막혔다는 신호에 가깝겠지요. 자리 탓이라고 하면서 옮기는데 실은 그 일이 안 풀리는 거지요.
그래도 옮기면 십 분쯤은 다시 됩니다.
새 자리에 앉으면 처음 몇 분은 집중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또 막히면 또 옮기고요. 십 분씩 세 번이면 삼십 분은 한 셈이니 아주 못한 건 아니겠지요.
한 가지 불편한 건 짐이네요.
컵, 담요, 폰이 늘 같이 옮겨 다녀요. 그러다 보면 집 안에 제 흔적이 세 군데쯤 남는걸요. 저녁에 그걸 다 걷으러 다니게 되고요.
요즘은 하나만 정해뒀어요.
창가 자리는 일 하는 데로 안 쓰기로요. 거기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요. 그러면 정말 쉬고 싶을 때 갈 데가 하나 남더라고요.
자리를 옮기는 게 산만한 거라고만 볼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공기를 바꾸는 방법 중에 제일 싼 방법이겠지요. 오늘도 몇 번 옮겨 다니셨다면, 그건 그 자리가 아니라 그 일이 막혀 있었던 걸 수도 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