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팀 준비로 일이 많아 일찍 출근한 날이었어요. 아직 사무실 불이 다 켜지기 전이었지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복도에서 청소 여사님이 걸레질을 하고 계셨어요. 제가 멈칫하자 여사님이 먼저 웃으며 말씀하셨네요. 일찍 오셨네요.
여사님이 바닥을 가리키셨어요.
여기로 가요, 하시면서 걸레질이 끝난 마른 쪽을요. 손끝에 고무장갑이 반쯤 벗겨져 있었지요. 저는 고맙다고 하며 그쪽으로 걸었어요. 젖은 바닥에 제 발자국이 남지 않게요.
생각해보면 저는 늘 깨끗한 복도만 봤어요.
출근하면 바닥이 반짝이고 쓰레기통이 비어 있었지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시간보다 한참 전에 누군가 그걸 만들어두고 계셨던 거예요. 제가 몰랐던 아침이 있었던 거군요.
내가 오기 전에 하루를 먼저 닦아둔 손이 있어, 아침의 복도는 늘 반짝인다.
잠깐 여사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새벽 다섯 시 반에 나오신대요. 첫차를 타고 오신다고요. 그날 들은 첫차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작업복 차림의 아주머니들이 귤을 나눠 드시던 그 버스요. 여사님도 그 버스를 타고 오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점심때 커피를 사면서 하나를 더 샀어요.
여사님께 드리려고요. 탕비실 옆 작은 휴게실에 계셔서 갖다드렸지요. 여사님이 깜짝 놀라시며 이런 걸 왜, 하셨어요. 그래도 두 손으로 받아주셨어요. 아침에 마른 쪽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네요.
그 뒤로 일찍 출근하는 날이면 여사님과 인사를 나눠요.
이번엔 제가 먼저 하려고 하지요. 안녕하세요, 오늘도 일찍 나오셨네요. 여사님도 웃으며 받아주세요. 짧은 인사인데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어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수고를 알아보는 마음이 사람 사이를 가깝게 한다고 했대요.
반짝이는 복도 뒤에 있는 손을 알아본 것만으로도 아침이 달라졌으니까요. 작은 알아봄이 큰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내가 오기 전에 하루를 먼저 닦아둔 손이 있는 것 같아요.
내일 아침 그 복도를 지날 땐 먼저 인사를 건네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