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방에 들어오시면 좀 그렇거든. 노크를 하시는데도 그래.
나는 이게 왜 그런지 한참 몰랐다니까. 노크를 하시니까 할 말이 없잖아.
잘 보니까 노크는 하시는데 대답을 안 기다리시더라. 똑똑 하고 바로 여시는 거야.
그러니까 노크가 묻는 게 아니라 알리는 게 되는 거잖아. 들어간다는 뜻인 거지 들어가도 되냐가 아닌 거고.
그 몇 초가 있냐 없냐였던 거라니까. 나는 그걸 방에서 알았어.
칼손 저희 집은 노크도 안 해요.
동아리방 문이 닫혀 있을 때 노크하는 애가 있다고 내가 전에 말했잖아. 그때 잘 봤거든.
노크하고 기다리는 애가 있고 노크하고 바로 여는 애가 있더라. 안에 있는 사람 반응이 완전히 달라.
기다려주면 안에서 정리할 시간이 생기는 거잖아. 그 몇 초가 하는 일이 있는 거였어.
한번은 엄마한테 말씀드렸거든. 노크하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좀 유치한가 싶었는데 엄마가 알겠다고 하시더라. 그 뒤로 진짜 기다리셔.
그거 하나 바뀌고 나서 방에 들어오시는 게 안 불편해졌다니까. 몇 초 차이인데 그래.
돌부처 말하면 되는 걸 안 하지.
그러고 나서 내가 동생한테 뭘 하나 봤거든. 나도 노크하고 바로 열더라.
똑같은 걸 하고 있었잖아. 내가 싫어하는 걸 동생한테 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지금은 나도 기다린다니까. 동생이 뭐라고는 안 하는데 나는 좀 나아졌어.
그리고 그 몇 초는 대답을 들으려는 게 아니더라. 안에서 준비할 시간을 주는 거였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뭐가 불편한지 이름을 못 붙이거든. 그냥 싫다고만 느끼잖아.
근데 이름을 붙여보니까 노크가 아니라 기다리는 몇 초였더라. 그러면 고칠 데가 보이는 거고.
싫은 걸 크게 말하는 것보다 어디가 싫은지 찾는 게 먼저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