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방을 치워주신 적이 있거든. 며칠 어질러놨더니 그러셨어.
고마운데 마음이 안 편하더라. 나는 그게 좀 미안했다니까.
치워주신 다음에 내가 뭘 하고 있었냐면, 물건 위치를 원래대로 돌려놓고 있었어.
깨끗해졌는데 내가 다시 흐트러뜨리고 있는 거잖아. 나도 하면서 좀 이상했다니까.
근데 그러고 나니까 편해지더라. 그게 뭔지 그때는 몰랐어.
칼손 저도 그래요. 다시 제자리로 놔요.
한참 뒤에 알겠더라. 어질러진 것도 내 방식이었던 거잖아.
어디에 뭐가 있는지 나는 알고 있었는데 그게 통째로 바뀐 거고. 그러면 내 방인데 내가 모르는 데가 되는 거라니까.
동생이랑 방 나눠 쓸 때 선이 흐려지면 싸운다고 내가 그랬잖아. 그거랑 같은 거였어.
이거 알고 나서 방 생각이 났거든. 나도 애들 자리를 치운 적이 있어.
안 쓰는 것 같아서 하나 치웠는데 그게 누구 자리 표시였다고 내가 말했잖아. 그 애가 며칠 붕 떠 있었고.
좋게 하려고 한 게 남의 선을 지운 거였던 거고. 내가 제일 많이 틀리는 두 번째가 그거라니까.
돌부처 남의 건 건드리면 안 되지.
한번 말씀드렸거든. 어질러져 있어도 제가 치울 테니까 그냥 두시라고.
좀 건방지게 들릴까 싶었는데 엄마가 알겠다고 하시더라. 그 뒤로 안 치우셔.
대신 내가 좀 더 자주 치운다니까. 그건 그래야 되는 거고.
그리고 어질러진 것도 정보더라. 뭐가 어디 굴러다니는지를 보면 그 주에 뭘 했는지가 보이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도와주는 것도 자꾸 틀리거든. 치워주는 게 좋은 건 줄 알았잖아.
근데 남의 자리를 정리하는 건 그 사람 선을 지우는 거더라. 좋은 뜻이어도 그래.
그래서 방에서는 이제 아무것도 안 치운다니까. 물어보고 치우는 것도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