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옮겨 갈 팀과 미리 인사하는 자리가 있었어요. 오후 네 시, 새 팀 회의실이었지요.
들어가기 전에 문 앞에서 숨을 한 번 골랐어요. 안에 낯선 얼굴 일곱이 앉아 있었네요. 다들 저를 보며 웃었어요.
회의실 탁자 위에 귤 한 바구니가 있었어요.
누군가 미리 놓아둔 것 같았지요. 새 팀장님이 낯설 텐데 일단 귤부터 드세요, 하시며 제 앞으로 하나를 굴려주셨어요. 귤이 탁자 위를 데굴데굴 굴러왔지요. 그 순간 다들 웃음이 터졌어요. 긴장이 조금 풀리더라고요.
한 명씩 자기소개를 했어요.
이름, 맡은 일, 좋아하는 점심 메뉴까지요. 일곱 명의 이름을 한 번에 외우려니 머리가 복잡했지요. 몰래 수첩 귀퉁이에 이름과 특징을 적었어요. 안경 쓴 분, 웃음소리 큰 분, 귤 굴려주신 팀장님 같은 식으로요.
낯선 얼굴들 사이에도, 귤 하나 굴려주는 손이 있으면 그 자리는 금방 덜 낯설어진다.
인사를 나누는 동안 지금 팀이 생각났어요.
몇 년 동안 함께한 사람들, 익숙한 자리, 옆자리 동료요. 다음 달이면 이 낯선 얼굴들이 매일 보는 얼굴이 되겠지요. 그게 조금 쓸쓸하면서도 신기했어요. 지금 팀도 처음엔 다 이렇게 낯설었을 테니까 그렇겠지요.
생각보다 조용한 팀이었어요.
다들 말수가 많지 않았지요. 그런데 대화 사이사이 서로를 챙기는 게 보였어요. 누가 기침하면 물을 건네고, 누가 말을 끝내면 고개를 끄덕여주고요. 그게 저한테는 편하게 느껴졌네요. 시끄러운 팀보다 이런 팀이 맞을 것 같았어요.
회의실을 나오는데 팀장님이 귤을 두 개 더 쥐여주셨어요.
하나는 지금 팀 동료한테 갖다주라고요. 그 마음이 고마웠어요. 자리로 돌아와 옆자리 동료에게 귤 하나를 건넸지요. 동료가 새 팀 어때? 하고 물었고요.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어요.
쇼펜하우어는 바꿀 수 없는 걸 받아들이면 조금 가벼워진다고 했대요.
팀이 바뀌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었지요. 받아들이고 나니 새 팀의 좋은 점이 하나씩 보이더라고요.
낯선 얼굴들 사이에도 귤 하나 굴려주는 손이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자리 앞에서 너무 오래 움츠러들지 않으셔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