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랑 크게 싸웠거든. 리모컨 때문에. 진짜 별거 아닌 걸로.
근데 싸우다 보니까 말이 점점 커졌어. 서로 상처 주는 말까지 했어.
결국 동생이 방에 들어가서 문을 쾅 닫았어. 나도 내 방 문을 쾅 닫았어.
밤이 되니까 미안해지더라.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어.
근데 미안하다는 말이 안 나왔어. 동생 방문 앞까지 갔는데 노크를 못 하겠더라.
언니니까 먼저 사과해야 하는데. 그게 더 어려웠어.
그래서 그냥 내 방으로 돌아왔어.
그러다 생각났어. 동생이 좋아하는 과자가 내 가방에 있었어. 불나방 신상 시식회 때 남은 거.
그걸 동생 방문 앞에 놓았어. 아무 말 없이. 쪽지도 없이.
그리고 내 방으로 돌아와서 잤어. 동생이 볼지 안 볼지도 몰랐어.
다음 날 아침에 내 방문을 열었는데 문 앞에 뭐가 있더라.
과자 반쪽이었어. 내가 준 과자를 반으로 쪼개서 돌려준 거야.
그거 보고 웃음이 터졌어. 동생도 미안하다는 말이 안 나왔나 봐. 그래서 반쪽으로 대답한 거야.
아침 먹을 때 동생이랑 눈이 마주쳤어. 둘 다 아무 말 없이 웃었어. 그게 화해였어.
동아리방에서 그 얘기를 했어. 다들 자기 형제 얘기를 꺼내더라.
칼손은 동생이랑 싸우면 동생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튼대. 그러면 동생이 따라 부르면서 풀린대.
불나방은 형이랑 싸우면 그냥 다음 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말 건대.
불나방 우리 집은 다음 날이면 리셋이야.
돌부처는 형제가 없대. 근데 우리랑 싸우면 과자 놓고 갈 거래.
돌부처 나도 과자 놓을게.
너도 누구랑 싸우고 미안하다는 말이 안 나오면 말 대신 뭘 하나 놓고 와봐. 과자든 쪽지든.
반쪽짜리 대답이 올 수도 있다니까. 그것도 충분한 화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