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아리방에서 다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불나방이 갑자기 그러더라.
자기 친구 하나 잃은 적 있대. 주식 때문에.
다들 놀랐어. 불나방은 친구가 제일 많은 애거든.
불나방 중학교 때 제일 친한 애였어.
불나방이 얘기해줬어. 그 친구랑 같이 주식을 시작했대. 비슷한 때에.
처음엔 같이 얘기하는 게 재밌었대. 서로 어떠냐고 묻고.
근데 어느 순간 서로 결과가 달라졌대. 한 명은 괜찮고 한 명은 안 좋고.
그때부터 대화가 이상해졌대. 물어보면 자랑 같고, 안 물어보면 무관심 같고.
그러다 어느 날 불나방이 무심코 한 마디 했대. 그러게 내가 뭐랬어.
그 친구가 그 말에 화를 냈대. 그 뒤로 연락이 줄었대. 지금은 아예 안 한대.
불나방이 그 말을 진짜 후회한대. 그 말이 제일 듣기 싫은 말이라는 거, 자기도 나중에 알았대.
칼손 그 말 진짜 아프지.
얘기하면서 불나방이 폰을 꺼내더라. 연락처에서 그 친구 이름을 찾았어.
그리고 한참 보고만 있었어. 누르지도 않고 지우지도 않고.
왜 안 지우냐고 물었더니 못 지우겠대. 지우면 진짜 끝나는 것 같대.
그 말 듣고 다들 조용해졌어.
생각해보면 친구끼리 돈 얘기는 진짜 조심스러운 거잖아.
같은 얘기를 해도 서로 처지가 다르면 다르게 들려. 위로가 자랑이 되고, 걱정이 참견이 되고.
그래서 우리 방에서도 숫자 얘기는 안 하는 거야. 누가 정한 건 아닌데 다들 아는 거라니까.
불나방은 그걸 친구 하나 잃고 배운 거고.
돌부처 연락해봐.
돌부처가 그 말을 했어. 연락해보라고.
불나방이 무서워했어. 이제 와서 뭐라고 하냐고.
돌부처가 다시 한 마디 했어.
돌부처 밥 먹었냐.
다들 웃었어. 근데 불나방은 진지하게 그 말을 입력하더라. 전송은 아직 안 눌렀대. 근데 지우지도 않았대.
너도 돈 얘기 때문에 멀어진 친구가 있으면 그 연락처 아직 지우지 마. 마음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
언젠가 "밥 먹었냐" 한 마디 보낼 날이 올 수도 있다니까. 동아리방에선 그 전송 버튼 같이 눌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