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나 살까 하다가 며칠을 두고 봤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열어봤어요.
그러다 사흘째에 다시 열어보니 처음만큼 갖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갖고 싶은 마음은 처음이 제일 크네요.
그때 사면 거의 다 사게 됩니다. 그런데 하루만 지나도 그 크기가 좀 줄어요. 사흘이면 반쯤 빠지고요. 그러니 며칠 두는 건 마음이 식는 걸 기다리는 셈이군요.
갖고 싶다는 마음에도 온도가 있다. 식은 뒤에도 남아 있는 것만이 정말 필요한 것이다.
사흘 뒤에도 그대로인 것들이 있습니다.
그건 대개 사서 잘 씁니다. 식고 나서도 남았다는 건 필요해서 그런 거니까요. 이 방법을 쓰고 나서 안 쓰는 물건이 많이 줄었고요.
물론 손해도 있어요.
며칠 두는 사이에 없어지는 것도 있고요. 그럴 때는 좀 아깝긴 한데 그것도 오래 안 갑니다. 며칠 뒤면 그게 뭐였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보면 일단 목록에 넣어둡니다.
사는 건 나중에 정하고요. 목록에 넣는 것만으로도 갖고 싶은 게 좀 가라앉습니다. 손에 쥐는 대신 이름만 적어두는 셈이지요.
한 달에 한 번쯤 그 목록을 훑습니다.
그때까지 남아 있는 건 몇 개 안 되고요. 나머지는 지우면서 이런 것도 사고 싶었나 싶어집니다. 그 몇 초가 꽤 재밌더라고요.
이 방법이 늘 되는 건 아니에요.
당장 필요한 건 사흘을 못 기다립니다. 그런 건 그냥 사고요. 며칠 두는 건 없어도 되는 것들한테만 쓰는 방법인 셈이네요.
그 둘을 가르는 게 사실 제일 어려운 부분입니다.
며칠 두고 보는 건 망설이는 게 아니라 재어보는 거겠지요.
식은 뒤에 남는지를 보는 거고요. 오늘 살까 말까 하고 계신 게 있으면, 사흘만 두고 다시 보셔도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