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휴대폰이 종일 울렸어요.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여기저기서 왔지요.
그런데 밤 열한 시쯤 알림이 다 끝나고 나니 방이 이상하게 조용하더라고요. 케이크 대신 사 온 조각 카스텔라를 반쯤 먹다가 그냥 내려놨네요.
받은 메시지를 세보면 적지 않았어요.
오래 연락 안 하던 사람도 보내주고, 회사 사람들도 한마디씩 남겨주었지요. 다 고마운 마음이었고요. 그런데 고마운데도 허전한 게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생각해보니 그날 제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네요.
축하는 다 화면 너머에서 왔고, 저는 그걸 혼자 읽었지요. 답장을 하나하나 보내면서 웃는 이모티콘을 붙였는데 정작 방 안의 저는 별로 웃고 있지 않았어요. 축하는 받았는데 같이 있어 준 사람은 없었던 거군요.
축하가 많아도, 곁에 앉은 사람이 없으면 그날은 조금 비어 있다.
평소라면 혼자 보내는 저녁이 별일 아니에요.
그런데 생일은 다르더라고요. 특별한 날이어야 한다는 기대가 있으니까 평범한 저녁이 더 비어 보이는 거겠지요. 기대가 없었다면 아마 그냥 지나갔을 거예요. 쇼펜하우어 말처럼 바라는 만큼 빈자리도 커지는 모양이네요.
열한 시 반쯤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미역국은 먹었냐고 물으셨지요. 안 먹었다고 했더니 내일이라도 끓여 먹으라고, 몇 살이 돼도 생일엔 국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별말 아니었는데 그 목소리를 듣고 나니 방이 조금 덜 조용해졌네요.
다음 날 저녁 정말로 미역국을 끓였어요.
하루 늦은 생일상이었지요. 혼자 먹었지만 이상하게 전날보다 덜 쓸쓸했어요. 누가 챙기라고 해서 챙긴 국이라서 그랬나 보네요.
생일이 쓸쓸하다고 말하면 투정처럼 들릴까 봐 잘 안 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건 그날만큼은 누가 곁에 있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그 바람은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다음 생일엔 제가 먼저 누군가에게 같이 국 한 그릇 먹자고 해봐도 되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