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으며 라디오를 켜뒀는데 뉴스가 흘러나왔어요. 혼자 사는 집이 이제 세 집 중 한 집꼴이라는 얘기였어요.
숟가락을 든 채로 창밖을 봤네요. 맞은편 건물의 불 켜진 창마다 한 사람씩 앉아 있더라고요.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저도 그렇고, 주변 친구들도 여럿 그렇지요. 그런데 뉴스에서 숫자로 들으니까 느낌이 좀 다르더라고요. 제 창문 하나가 아니라 저 많은 창들이 다 비슷한 저녁을 보내고 있다는 게 한꺼번에 보이는 느낌이었어요.
맞은편 창들을 가만히 봤어요. 오래 보면 실례일 것 같아 금방 눈을 돌렸지만요.
한 사람은 책상 앞에서 화면을 보며 뭔가를 먹고 있었고, 한 사람은 창가에 서서 전화를 하고 있었어요. 식탁에 앉은 사람은 잘 안 보이더라고요. 혼자 먹는 저녁은 식탁보다 책상 쪽으로 가기 쉬운 거겠지요. 저도 그렇고요.
며칠 전 혼자 사는 친구가 이런 말을 했어요.
혼자 사는 건 좋은데, 아플 때 물 한 잔 떠다 줄 사람이 없는 게 제일 서럽다고요. 평소엔 자유롭다가도 그런 순간에 혼자라는 게 확 느껴진다고 했지요. 그 얘기가 뉴스를 들으며 다시 떠오르더라고요.
혼자 사는 일의 무게는, 평소가 아니라 아픈 날 한 번에 온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외롭다는 말을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 고른 삶이니까 투정 같아서일 수도 있고, 괜히 걱정을 살까 봐서일 수도 있겠지요. 저도 누가 물으면 괜찮다고 먼저 말하게 되네요. 괜찮은 것도 맞고, 가끔 쓸쓸한 것도 맞는데요.
그날 밤 그 친구에게 메시지를 하나 보냈어요.
별 내용은 아니었고, 저녁 뭐 먹었냐는 말이었지요. 친구가 김밥 한 줄이라고 답했고, 저도 비슷하다고 했어요. 그게 다였는데 그 짧은 대화 뒤로 방이 조금 덜 조용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세 집 중 한 집이 혼자라는 건, 혼자인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네요.
각자 자기 창 안에 있지만 불은 같은 시간에 켜져 있는 셈이지요. 그걸 떠올리면 혼자인 저녁도 조금은 덜 외롭게 느껴지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