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마다 뜨개질을 배우고 있어요. 친구가 남는 털실과 바늘을 줘서 시작했지요.
목표는 목도리 하나예요. 그런데 일주일 동안 뜬 게 손바닥 두 개 길이밖에 안 되네요. 그중 절반은 세 번이나 풀었다 다시 뜬 자리고요.
뜨개질에서 제일 무서운 건 코를 놓치는 거예요.
하나만 빠뜨려도 그 줄이 엉망이 되지요. 처음엔 그걸 모르고 계속 떴어요. 한참 뜨고 나서야 중간에 구멍이 난 걸 발견했지요. 결국 거기까지 다 풀어야 했네요.
실을 풀 때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몇 시간 동안 뜬 게 몇 초 만에 사라지거든요. 처음엔 너무 아까워서 그냥 두고 싶었어요. 그런데 구멍 난 채로 계속 뜨면 나중에 더 크게 풀어야 한다더라고요. 아까워도 지금 푸는 게 나은 거였군요.
놓친 코를 일찍 알아채는 일은, 나중에 풀어야 할 길이를 줄여주는 일이다.
세 번 풀었다 다시 뜬 자리는 실이 조금 꼬불꼬불해요.
처음 뜬 자리랑 확실히 달라 보이지요. 처음엔 그게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 그 자리에 제가 애쓴 흔적이 다 남아 있는 것 같네요. 매끈한 자리보다 그 자리가 더 정이 가요.
뜨개질을 하면 신기하게 머리가 조용해져요.
한 코 한 코 세느라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지요. 하루 종일 복잡했던 머리가 코 세는 소리로만 채워지는 거예요. 창밖에 비가 오는 저녁이면 더 좋더라고요.
친구에게 꼬불꼬불한 자리를 보여줬어요.
친구가 웃으면서 자기 첫 목도리는 더 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그걸 아직 겨울마다 두른대요. 풀었다 뜬 자리가 제일 따뜻하다고요.
뜨개질은 생각보다 느린 일이에요.
놓치고, 풀고, 다시 뜨는 일의 반복이지요. 그래도 풀었다 다시 뜬 자리도 결국 목도리의 일부가 되더라고요. 오늘 놓친 코가 있어도 천천히 다시 이어가면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