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손이 나한테만 얘기해준 게 있었거든. 다른 애들한테도 안 한 얘기.
무슨 얘기인지는 여기도 안 써. 칼손 비밀이니까.
그냥 칼손이 많이 힘들다는 얘기였어. 그리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어.
칼손 너한테만 말하는 거야.
그날 저녁에 엄마가 물어보셨어. 요새 칼손 괜찮냐고.
엄마는 칼손을 알아. 우리 집에 몇 번 놀러 왔거든.
나는 "응, 괜찮아"라고만 했어. 근데 젓가락을 계속 만지작거렸어.
엄마가 그걸 보셨는지 더 안 물어보셨어.
솔직히 엄마한테 말하고 싶었어. 칼손이 걱정돼서.
엄마는 어른이니까 뭔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리고 나 혼자 들고 있기 무거웠어.
근데 칼손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잖아. 그 약속이 더 무거웠어.
그래서 그날 밤 잠을 좀 설쳤어.
다음 날 돌부처한테 물어봤어. 내용은 말 안 하고. 친구 비밀을 혼자 들고 있기 무거우면 어떻게 하냐고.
돌부처가 한참 생각하더니 그러더라.
돌부처 그건 네 거 아니야. 맡아둔 거야.
친구 비밀은 내가 가진 게 아니라 친구가 잠깐 맡겨둔 거래. 그러니까 함부로 남한테 주면 안 된대.
그 말 듣고 좀 가벼워졌어. 내 짐이 아니라 칼손이 맡겨둔 거구나.
무겁긴 해도 그건 칼손이 나를 믿어서 맡긴 거야. 그 믿음을 지키는 게 내가 할 일이라니까.
대신 하나는 할 수 있었어. 칼손 옆에 더 자주 있는 거. 비밀을 지키면서도 도울 수는 있잖아.
후배가 옆에서 듣다가 하나 덧붙였어. 근데 진짜 위험한 거면 어른한테 말해야 한대. 그건 비밀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대.
다들 고개를 끄덕였어. 맞는 말이야. 칼손 얘기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선은 알고 있어야 하는 거라니까.
불나방 후배가 제일 어른스럽다니까.
너도 친구 비밀 혼자 들고 있느라 무거우면 그건 맡아둔 거라고 생각해봐. 그 친구가 너를 믿어서 맡긴 거야.
대신 옆에 더 자주 있어줘. 그리고 진짜 위험하면 어른한테 말하는 게 지키는 거라는 것도 기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