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후배는 동아리방에 오면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소파 오른쪽 끝.
돌부처가 처음에 툭툭 쳐서 내준 그 자리야.
그리고 앉으면 늘 그 자리 쿠션에 손을 얹어놔. 자기 자리라는 걸 확인하는 것처럼.
그거 보면서 좀 궁금했어.
어느 날 둘만 있을 때 후배가 먼저 말을 꺼냈어.
자기 반에서 좀 겉돈대. 친한 애가 없대.
쉬는 시간에 다들 모여서 얘기하는데 자기는 끼지를 못한대. 점심도 혼자 먹을 때가 많대.
그래서 학교에서 자기 자리라고 느끼는 데가 없었대.
근데 동아리방은 다르대.
여기 오면 다들 왔냐고 해준대. 자기가 안 오면 단톡방에 어디냐고 물어봐 준대.
학교에서 처음 생긴 자기 자리래. 그래서 그 소파 끝자리가 좋대.
쿠션에 손 얹는 거, 자기도 몰랐대. 내가 말해주니까 놀라더라.
불나방 그 자리 원래 네 거였어.
나중에 애들한테 그 얘기를 했어. 후배 허락 받고.
다들 조용히 들었어. 칼손이 그러더라. 자기도 처음엔 그랬대. 반에서 겉돌았대.
돌부처도 고개를 끄덕였어. 돌부처는 아직도 반에서 말을 거의 안 한대.
그러니까 우리 방에 있는 애들 다 어딘가에서 겉돌던 애들이었던 거야.
돌부처 그래서 여기 온 거야.
생각해보면 자리 하나가 별거 아닌 것 같잖아. 소파 한 칸.
근데 어디에도 자리가 없다고 느끼는 애한테는 그게 전부일 수 있는 거라니까.
거기 앉으면 나도 여기 있어도 된다는 느낌. 그게 사람을 버티게 하는 거야.
그날 이후로 칼손이 쉬는 시간에 가끔 후배 반에 놀러 간대. 복도에서 같이 얘기하려고.
너도 학교에서 네 자리가 없다고 느끼면 어딘가 한 칸만 찾아봐. 동아리든 도서관 구석이든.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니까. 새 동아리방 소파 오른쪽 끝은 후배 자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