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동아리랑 한 번 같이 뭘 해봤거든. 방을 같이 쓰는 걸로.
축제 때 남은 게 있어서 그걸 같이 정리하는 거였어.
같이 하는 동안 우리 애들이 평소 자리가 아닌 데 앉아 있더라. 다들 한 칸씩 밀렸어.
남이 있으니까 자기 자리를 안 쓰는 거잖아. 모르는 사람이 들어왔을 때 목소리를 낮추는 거랑 같은 거고.
그거 보고 나는 좀 알겠더라. 우리 방이 우리 방이 되려면 우리만 있어야 되는 거였고.
칼손 좀 불편했어요.
근데 걔네는 안 그렇더라. 우리 방인데 편하게 앉더라니까.
자기네 방이 아닌데도 그런 거잖아. 그게 좀 부러웠어.
나중에 들으니까 걔네는 원래 여기저기서 모인대. 정해진 방이 없는 거고.
이게 좀 이상한 건데, 방이 있어서 우리가 좁아진 거잖아.
걔네는 어디서든 되니까 아무 데서나 편한 거고. 우리는 여기만 되는 거고.
문 여는 걸 안 바꾼 게 방을 지킨 거라고 썼는데, 그게 방 밖으로는 안 나가는 이유이기도 한 거라니까.
돌부처 우린 여기밖에 없지.
그래도 다시 안 하기로 했거든. 우리 애들이 불편해했으니까.
대신 밖에서 만나기로 했어. 걔네 방도 아니고 우리 방도 아닌 데서.
그러면 둘 다 한 칸씩 밀리는 거잖아. 그게 공평한 거고.
그래도 걔네한테 배운 게 하나 있거든. 자기네 방이 없어서 오히려 어디서든 되는 거.
우리는 방이 있어서 방에서만 되는 거고. 그게 강한 건데 약한 것도 되는 거잖아.
그래서 밖에서 한 번씩 만나기로 한 거고. 방 없이도 되는지 보려고.
칼손 밖에서는 좀 어색했어요.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우리 방이 어떤 덴지도 설명을 못 하거든. 계속 못 하고 있고.
근데 남을 들여보니까 보이더라. 우리가 여기서만 되는 애들이라는 거.
설명은 여전히 못 하는데 그건 알겠다니까. 좋은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