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 사람이 예전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이 짧아졌고 성의가 없어진 것 같았어요.
그러다 오래된 메시지를 열어봤습니다. 말투가 그때랑 똑같더군요.
몇 년 전 것과 얼마 전 것을 나란히 놓고 봤어요.
길이도 비슷하고 쓰는 말도 비슷합니다.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달라진 건 문장이 아니라 그걸 읽는 저였던 셈이군요.
우리는 세상이 변했다고 말하지만, 대개는 자신이 서 있던 자리가 옮겨진 것이다.
몇 년 전에는 그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지금은 그 정도로는 부족하게 느껴져요. 저한테 필요한 게 늘어난 겁니다. 그 사람은 그대로 주고 있는데 받는 쪽 그릇이 커진 셈이지요.
이걸 알고 나서 처음엔 제가 잘못한 것 같았습니다.
변한 게 저면 제가 문제인가 싶었지요. 그런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사람이 몇 년 동안 그대로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인걸요. 변한 건 잘못이 아니라 그냥 지나온 흔적입니다.
방향을 알고 나니 말하기가 좀 쉬워졌어요.
네가 변했다고 하면 상대가 방어를 하지요. 내가 요즘 이런 게 필요해졌다고 하면 얘기가 다르게 갑니다. 같은 상황인데 주어가 바뀌면 대화가 안 싸움이 되더라고요.
물론 말한다고 다 맞춰지지는 않습니다.
그 사람은 그 정도가 자기 방식일 수도 있고요. 그러면 저는 그 사이를 인정하고 다른 데서 채우게 되겠지요. 그것도 나쁜 결말은 아닙니다.
멀어진 걸 알아챘다는 건 아직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아주 멀어진 사이는 알아채지도 못하는걸요. 그러니 지금 그 거리가 보이신다면 아직 남아 있는 게 있는 거겠지요. 저는 그 사람한테 얼마 전에 긴 메시지를 하나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