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앞에서 아저씨 두 분이 얘기하시는 걸 봤거든. 한 분 목소리가 꽤 컸어.
주식 얘기가 몇 마디 들렸고 목소리가 컸으니까 나는 화내시는 줄 알았다니까. 그렇게 정하고 지나갔어.
며칠 뒤에 같은 자리에서 두 분을 또 봤거든. 이번에도 한 분 목소리가 컸어.
근데 이번엔 둘 다 웃고 계시더라. 그때 좀 이상했어.
그 뒤로 몇 번 더 봤는데 매번 그 목소리였다니까. 화가 난 게 아니었던 거야.
불나방 그럼 원래 목소리가 크신 거예요?
나중에 알았는데 한 분이 잘 안 들리신대. 그래서 둘 다 크게 말씀하시는 거였어.
가게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알려주시더라. 늘 저러신다고.
그러니까 내가 본 건 큰 목소리였고 나머지는 다 내가 만든 거였잖아.
이거 알고 나서 제일 걸린 게 뭐였냐면, 내가 얼마나 빨리 정했냐는 거였어.
지나가면서 삼 초쯤 봤을 거잖아. 그 삼 초에 화났다고 정한 거라니까.
그리고 그게 틀렸다는 걸 안 게 며칠 뒤고. 안 봤으면 영영 그렇게 알고 있었을 거잖아.
돌부처 한 번 보고 어떻게 아냐.
방에서도 내가 그러고 있었더라. 애가 조용하면 안 좋은 일이 있는 걸로 정하고.
그게 맞을 때도 있는데 아닐 때도 많잖아. 그냥 피곤한 날일 수도 있고.
그래서 지금은 두 번 보기 전에는 안 정하려고 한다니까. 이게 진짜 어렵더라.
방에서도 이 얘기를 했거든. 애들이 자기도 그런 적 있다고 하더라.
다들 삼 초에 정하고 살고 있었던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세는 것밖에 못 하거든. 근데 세는 것도 한 번 세고 정해버리면 소용이 없더라.
두 번 세야 되는 거였어. 한 번 본 건 본 게 아닌 거잖아.
주민센터에서 본 분도 한 번밖에 못 봤으니까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맞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