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누가 잘못하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하게 되잖아. 혼내거나 그냥 넘기거나.
둘 다 해봤는데 둘 다 안 되더라. 나는 이걸 몇 번 크게 틀리고 나서 알았어.
혼내면 그날은 정리가 되거든. 근데 그 애가 안 나오기 시작해.
혼난 자리에 다시 앉는 게 어렵잖아. 다들 그 장면을 봤으니까.
그러니까 혼내는 건 그 애를 내보내는 거랑 거의 같은 거라니까.
칼손 저 그때 진짜 못 오겠더라고요.
그래서 한동안은 그냥 넘겼거든. 아무 말도 안 하고 지나갔어.
그랬더니 똑같은 게 또 생기더라. 그 애는 그게 괜찮은 건 줄 아는 거잖아.
그리고 다른 애들이 이상해지더라니까. 왜 쟤만 봐주냐는 게 생기는 거야.
지금은 세 번째 방법을 쓰거든. 혼내지도 않고 넘기지도 않고, 갚을 자리를 하나 만들어줘.
그거 네가 좀 해줄래, 이렇게 일을 하나 준다니까. 벌이 아니라 그냥 일이야.
그러면 그 애가 그걸 하면서 스스로 정리가 되더라. 아무도 그 얘기를 안 꺼내도 돼.
돌부처 갚을 데가 있어야 오지.
한번은 아무것도 안 줬는데 그 애가 알아서 하더라. 다음 날 제일 먼저 와서 청소를 하고 있었어.
아무도 안 시켰다니까. 자기가 갚을 자리를 자기가 만든 거잖아.
그거 보고 나는 좀 뭉클했어. 사람은 갚고 싶어 하는 거였더라.
그리고 그 일이 끝나면 그 얘기를 다시는 안 꺼낸다니까. 갚았으면 끝난 거잖아.
계속 꺼내면 갚을 자리를 준 게 아니라 표시를 해둔 게 되는 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다루는 것도 계속 틀리거든. 아직도 자주 틀려.
근데 이거 하나는 안다니까. 잘못한 애한테 필요한 건 벌이 아니라 갚을 자리더라.
그게 없으면 미안한 채로 못 오게 되는 거잖아. 그 애를 잃는 게 제일 큰 손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