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알바를 그만두려고 했거든. 근데 그 말을 못 꺼내서 두 달을 더 다녔어.
오늘은 말한다고 하고 나갔다가 그냥 퇴근해서 오는 게 여섯 번이었다니까. 내가 세봤어.
들어보니까 이유가 몇 개 있더라. 사장님이 잘해줘서 미안한 게 제일 컸대.
그리고 자기가 나가면 다음 사람 구할 때까지 힘들어질 걸 아니까 그것도 걸린다는 거다.
그러니까 일이 싫어서 나가는 게 아니라 사람이 걸려서 못 나가는 거라니까.
칼손 저도 그거 때문에 못 그만뒀어요.
문제는 미룰수록 더 어려워지는 거다. 하루 미루면 그만큼 더 미안해지잖아.
두 달째에는 아예 못 꺼내는 상태가 됐더라. 이제 와서 말하면 진작 말하지 그랬냐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 쉬워질 줄 알았는데 반대라니까.
그래서 내가 같이 문장을 하나 만들어줬거든. 딱 한 문장.
언제까지만 하고 그만두려고 한다고, 그것만 말하기로 했어. 이유는 안 붙이기로 했다니까.
이유를 붙이려니까 못 꺼낸 거였더라. 이유를 대려면 사장님을 설득해야 되는 것 같으니까.
돌부처 날짜만 말하면 되지.
그 친구가 결국 말했거든. 나중에 물어보니까 십 초 걸렸대.
두 달을 끌었는데 십 초였다는 거다. 사장님도 그냥 알겠다고 하고 끝났고.
그 친구가 그날 제일 많이 한 말이 왜 이걸 두 달을 끌었을까였다니까.
지금은 알바 시작하는 애들한테 미리 말해주거든. 시작할 때 그만둘 때 할 말을 정해두라고.
이상하게 들리는데 이게 진짜 도움이 되더라. 나중에 만들려니까 못 만드는 거니까.
시작할 때는 아무 감정이 없으니까 문장이 쉽게 나온다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대신 말해줄 수는 없거든. 근데 문장을 같이 짜는 건 할 수 있잖아.
동아리방에서도 그만두겠다는 애가 있으면 그렇게 한다. 이유는 안 물어보고 언제까지인지만 정해주는 거.
못 꺼내는 말은 짧게 만들어야 나오더라. 길게 만들면 영영 안 나온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