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후배가 동아리방에 온 지 한 달쯤 됐을 때 물어봤어.
선배들은 힘들 때 어떻게 버티냐고.
다들 잠깐 생각했어. 매일 버티고 있는데 막상 방법을 물어보니까 바로 말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한 명씩 말해보기로 했어.
불나방은 웃기기래. 힘들 때 오히려 더 웃긴대.
근데 요새는 좀 달라졌대. 웃기기 싫은 날은 안 웃겨도 된다는 걸 알았대.
그래서 지금은 하늘 사진 찍는 거래. 고개 들어서. 그게 요새 불나방 방법이래.
불나방 그리고 신상 과자. 그것도 버티는 거야.
칼손은 숨 세기래. 넷까지 들이쉬고 넷까지 내쉬고.
그리고 모래시계. 열고 싶을 때 뒤집고 기다리기.
그리고 먼 길로 돌아가기. 집에 바로 가기 무거운 날.
칼손은 방법이 제일 많았어. 그만큼 많이 힘들었던 거겠지.
돌부처는 짧았어.
돌부처 달리기. 선인장.
안 좋은 날 운동장 열 바퀴, 그리고 선인장 물 주는 날 기다리기.
말은 짧았는데 다들 알았어. 그게 돌부처가 몇 달 동안 해온 거라는 걸.
나도 말했어. 나는 옆에 앉기래.
애들 옆에 앉아 있으면 내 걱정은 좀 잊혀. 남 걱정하느라.
그리고 얼마 전엔 처음으로 애들 앞에서 울었잖아. 그것도 버티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고 했어.
다 듣고 나서 후배가 연습장에 적더라. 그리고 그러더라.
다들 방법은 다른데 하나는 똑같대.
"다들 혼자 안 버텨요."
불나방 하늘 사진은 단톡방에 올리고, 칼손 모래시계는 불나방이 준 거고, 돌부처 달리기는 우리가 스탠드에서 봐줬고, 내 울음은 애들이 받아줬고.
다들 혼자 버틴 게 하나도 없었던 거라니까.
칼손 후배가 제일 정리 잘한다.
너도 힘들 때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으면 방법은 네가 찾으면 돼. 하늘이든 숨이든 달리기든.
근데 하나만 기억해. 혼자 버티지 마. 동아리방 후배 연습장엔 그 한 줄이 적혀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