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 앞에서 누가 저를 소개하네요. 옆에서 듣고 있었어요.
그 사람은 제 직업을 먼저 말하지 않더라고요. 다른 걸 먼저 말했습니다.
제가 저를 소개할 때는 늘 정해진 순서가 있는걸요.
뭘 하는 사람인지부터 말해요. 그게 제일 설명하기 쉬운 거고요. 그런데 그 사람은 다른 데서 시작하더라고요. 같이 지낸 시간에서 고른 거겠지요.
남이 나를 소개하는 문장에는 내가 잊고 있던 부분이 들어 있다.
소개는 짧아야 하니까 하나만 골라야 하네요.
여러 개 중에서 그 사람이 뭘 집었는지가 거기서 나오고요. 그러니 그건 저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 그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가까운 셈이군요.
솔직히 그 자리에서는 부끄러웠어요.
과하게 좋게 말해준 것 같아서요. 아니라고 하고 싶었는데 남 앞이라 그냥 웃고 말았어요. 정정하면 소개한 쪽이 머쓱해지겠지요.
그런데 집에 와서 그 문장이 계속 떠올랐어요.
제가 저를 말할 때 안 쓰는 말이었어요. 저는 저를 설명할 때 늘 같은 몇 마디만 쓰는걸요. 그러다 보니 그 안에 없는 부분은 아예 안 보고 살았던 셈이지요.
그다음에 제가 누굴 소개할 일이 있을 때 좀 신경을 썼습니다.
직업부터 말하는 게 편하긴 한데 그게 그 사람 전부는 아니고요. 하나만 고른다면 뭘 고를까를 잠깐 생각해보고 말했어요. 그 정도로 자리가 달라지더라고요.
또 하나 알게 된 게 있어요.
같은 저를 두고도 사람마다 다른 문장을 고르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일을 말하고 어떤 사람은 성격을 말합니다. 그러니 그 문장들을 모아야 겨우 한 사람이 되는 셈이네요.
한 문장만 듣고 그게 나라고 정할 일은 아닌 겁니다.
제가 고른 것보다 남이 고른 게 나을 때가 있는걸요.
밖에서 보이는 걸 저는 못 보고 있으니까요. 오늘 누가 나를 소개하는 걸 들으셨다면, 그 한 문장은 기억해두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