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세어봤거든. 동아리방에서 주식 얘기가 몇 번 나오나.
한 시간에 열 번은 넘더라. 밥 얘기 하다가도, 과제 얘기 하다가도 결국 거기로 돌아가.
다들 지쳐 보였어. 얘기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멈출 수가 없어서 하는 것 같았다니까.
불나방 안 보면 더 불안하다니까.
그래서 내가 신발상자를 하나 가져왔어. 옆면에 매직으로 '한 시간'이라고 쓰고.
규칙은 간단하거든. 한 시간 동안 폰을 다 여기 넣고 그 얘기 금지.
처음엔 다들 웃었어. 부장이 별걸 다 한다고. 그래도 하나씩 넣긴 하더라.
처음 십 분은 진짜 이상했어. 다들 손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르더라.
칼손은 책상을 손가락으로 계속 두드렸고, 불나방은 상자를 세 번이나 쳐다봤어.
돌부처만 평소랑 똑같았어. 걔는 원래 폰을 잘 안 보거든.
칼손 이거 생각보다 길다.
근데 이십 분쯤 지나니까 딴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라.
누가 어제 본 영화 얘기를 꺼냈어. 누구는 동생 얘기를 했고. 그 방에서 그런 얘기 오랜만에 들었거든.
웃는 소리도 나더라. 계좌 볼 때 나오는 웃음이 아니라 그냥 웃긴 웃음.
한 시간 끝났을 때 다들 폰을 꺼내긴 했어. 근데 꺼내는 속도가 처음보다 느렸다니까.
솔직히 말하면 한 시간 동안 그 생각을 안 한 애는 없었을 거야. 나도 그랬고.
생각을 끊는 건 원래 안 되는 거잖아. 하지 말라면 더 하게 되니까.
근데 입으로 안 꺼내는 건 되더라. 그것만으로도 방이 조금 가벼워졌어.
생각은 머릿속에 있어도 말로 안 나오면 옆 사람한테 안 옮거든. 그게 제일 컸던 것 같아.
너도 하루 종일 그 생각뿐이면 한 시간만 내려놔 봐. 상자 아니어도 서랍이면 되잖아.
끊으라는 게 아니야. 잠깐 쉬라는 거지. 동아리방은 그 한 시간에도 안 닫는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