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고를 때 오래 걸리는 사람이 정해져 있거든. 나는 이것도 세보게 됐어.
메뉴 고르는 것도 그렇고 뭘 사는 것도 그렇고. 매번 같은 애가 오래 걸려.
근데 잘 보니까 오래 고르는 애가 고르고 나서는 절대 안 바꾸더라.
빨리 고르는 애는 고르고 나서 아, 저거 할걸, 하는 게 자주 나오잖아. 근데 오래 고른 애는 그게 없어.
그러니까 오래 걸린 만큼 확실하게 고른 거라니까. 우유부단한 게 아니고.
칼손 저는 오래 걸려요. 근데 안 바꿔요.
예전에는 오래 걸리면 내가 정해줬거든. 그냥 이거 해, 하고.
그게 안 좋더라. 그러면 그 애가 그거 먹으면서 계속 아쉬워하잖아.
고른 게 아니라 받은 게 되니까. 약속 장소를 정해주는 거랑 비슷한 건데 이건 반대로 나쁜 거고.
그래서 지금은 기다린다니까. 오래 걸려도 그냥 둬.
한 이 분쯤 걸리는데 그거 기다려주면 그 애가 편하게 먹더라.
그리고 오래 고른 애가 남한테 자기 거 권하는 것도 없어. 고른 게 자기 거니까 남은 상관없는 거고.
돌부처 자기가 골라야 되지.
방에서도 뭘 정할 때 오래 걸리는 애가 있거든. 그 애 기다리는 게 좀 답답했는데.
근데 그 애가 정한 건 안 흔들리더라. 나중에 딴말 안 해.
빨리 정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던 거라니까. 하루 부장 바꿔봤을 때 빨리 정해서 좋았는데, 그것도 반쪽만 맞는 거고.
그리고 급할 때만 내가 정한다니까. 급하지 않으면 기다리는 게 맞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빨리 정하는 걸 못 하거든. 두 개 놓고 고르라고 하는 것도 그래서고.
근데 오래 걸리는 게 나쁜 게 아니더라. 그만큼 안 흔들리는 거니까.
그래서 기다리는 시간을 손해로 안 세기로 했다니까. 그것도 세는 거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