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네요. 아이가 생긴 지 얼마 안 됐는데요.
그 얘기를 먼저 안 꺼내더라고요. 제가 물어보니까 그제야 사진을 한 장 보여주는걸요.
그 얘기가 지금 그 애 하루의 거의 전부일 텐데요.
그런데 참고 있었던 거네요. 물어보고 나서 나온 말이 꽤 길었던 걸 보면 하고 싶었던 게 맞고요.
아끼는 사람 앞에서는 자기 기쁨도 크기를 재게 된다.
왜 아꼈나 생각해보니 저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그런 얘기를 편하게 들을 상태인지 재고 있었겠지요. 밖에서 볼 때 제 사정이 좀 복잡해 보였을 수도 있고요. 자기 좋은 일이 남한테 무거울 수 있다는 걸 아는 쪽인 겁니다.
들으면서 미안했어요.
제가 언제 그런 티를 냈나 싶었고요. 그 애가 저 때문에 자기 얘기를 줄이고 있었다면 그건 제가 만든 자리인 셈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먼저 묻습니다.
요새 어떠냐고, 아이는 어떻냐고요. 물어보면 그제야 나오니까요. 아끼는 사람일수록 안 물어보면 안 꺼내더라고요.
반대로 안 물어보는 게 나은 자리도 있겠지요.
그건 그 사람이 꺼내기 전에는 안 묻는 쪽이고요. 좋은 소식은 물어보고 힘든 소식은 기다리는 게 대체로 맞는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만났을 때는 그 애가 먼저 꺼냈어요.
제가 지난번에 물어봤으니까 물어도 되는 자리라고 정해진 거겠지요. 한 번 물어본 게 문을 하나 열어둔 셈이네요.
아껴둔 얘기는 물어봐 주면 그때 나오는걸요.
안 물어보면 그냥 안 나온 채로 지나가고요. 오늘 누가 유독 자기 얘기를 안 했다면, 한 번 물어봐 주셔도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