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에서 구청이 버스 정류장 의자 온열 기능을 켜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날이 추워져서 조금 일찍 켰다고요.
그 주 출근길 정류장 의자에 앉아봤어요. 정말 따뜻했지요. 엉덩이부터 등까지 온기가 올라오더라고요.
그 뒤로 아침마다 그 의자는 늘 차 있었어요.
정류장에 도착하면 다들 의자부터 봤지요. 빈자리가 있으면 얼른 앉고요. 찬바람 부는 아침에 그 한 칸이 얼마나 반가운지 다들 아는 거예요. 의자에 앉은 사람들 얼굴이 조금씩 풀려 있었네요.
어느 아침엔 의자가 꽉 차 있었어요.
저는 그 앞에 서서 버스를 기다렸지요. 그런데 끝자리 할머니가 저를 보시더니 엉덩이를 한쪽으로 당겨 앉으셨어요. 여기 따뜻해, 같이 앉아. 좁았지만 둘이 붙어 앉았어요. 할머니 옆이 의자보다 더 따뜻했네요.
따뜻한 의자 한 칸을 나눠 앉는 마음이 있어, 찬바람 부는 아침도 조금은 견딜 만해진다.
생각해보면 정말 작은 온기예요.
의자 하나 데워진 것뿐이지요. 그런데 그 작은 온기가 아침의 기분을 바꿔놓더라고요.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펴지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덜 길게 느껴졌어요.
이웃들 사이에선 말이 엇갈리기도 했어요.
좋다는 분도 있고, 전기 낭비라고 걱정하는 분도 있었지요. 저는 어떤 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그 의자에 앉은 사람들의 풀린 얼굴은 좋아 보였어요.
버스가 오자 할머니가 먼저 일어나셨어요.
저는 다른 버스를 기다려야 했지요. 할머니가 일어나시며 따뜻하게 하고 다녀, 하셨어요. 그 말이 하루 종일 남아 있더라고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추위를 내 일처럼 느끼는 마음을 귀하게 여겼대요.
할머니가 엉덩이를 당겨 앉으신 그 작은 움직임에 그 마음이 다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따뜻한 의자 한 칸을 나눠 앉는 마음이 있어 찬바람 부는 아침도 견딜 만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 그런 자리를 만나면 옆 사람에게 먼저 권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