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 우리 방 얘기를 하는 걸 들었거든. 안 좋은 쪽이었어.
모여서 뭐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식이었고.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했다니까.
반박할 말이 바로 안 나오더라.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우리가 뭐 하는 데인지 나도 설명을 못 하잖아. 축제 부스 문구도 못 썼고 엄마한테도 못 했고.
그러니까 그 애 말이 맞는 거라니까. 모여서 뭐 하는지는 우리도 모르는 거고.
불나방 그걸 왜 가만두세요?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그 애가 우리 방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더라. 문 앞을 지나간 적은 있어도.
밖에서 보이는 만큼만 도는 거라고 내가 전에 썼잖아. 그 애가 본 건 문이랑 사람 몇 명이 전부인 거고.
그걸로 판단한 거니까 틀렸다고 하기도 어렵고 맞다고 하기도 어려운 거라니까.
근데 그게 며칠 남더라. 틀린 말도 아니고 그 애가 아는 것도 없는데.
내가 그 말을 며칠 들고 있는 거잖아. 미안한 게 쌓이는 거랑 같은 자리에.
와본 적 없는 사람 말이 제일 오래 남는 거라니까. 반박할 수가 없으니까.
돌부처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은 덜 남지.
방에서 이 얘기는 안 했거든. 하면 애들이 그 애를 찾게 되잖아.
그리고 말을 옮기는 게 되는 거고. 남 얘기를 앞뒤 없이 옮기면 안 된다고 내가 정해놨으니까.
혼자 들고 있다가 여기 적는 걸로 끝내는 거라니까.
그리고 며칠 지나니까 좀 내려가더라. 며칠 두고 보는 게 여기서도 먹히는 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설명도 못 하고 반박도 못 하거든. 둘 다 안 되는 거고.
근데 그 애를 우리 방에 부르지는 않을 거야. 확인시켜주려고 부르는 건 부르는 게 아니니까.
문은 계속 열어둘 거고. 오면 보이는 거고 안 오면 모르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