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앞둔 주였어요. 아침 뉴스에서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맞춤법을 소개하는 코너가 나왔지요.
그날 저녁 친구들 단톡방에서도 맞춤법 얘기가 시작됐어요. 한 친구가 아직도 되와 돼가 헷갈린다고 고백했거든요.
그 고백에 답이 바로 달렸어요.
다섯 명 중 세 명이 동시에 나도, 라고 보냈지요. 저도 그중 하나였고요. 다들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은근히 안도하는 분위기였어요. 나만 헷갈리는 게 아니었구나 하고요.
뉴스에서 나온 것들도 다들 한 번쯤 틀려본 것들이었어요.
안 되와 안 돼, 왠지와 웬지, 몇 일과 며칠 같은 거요. 진행자가 하나씩 설명하는데 저도 속으로 몇 개는 틀리게 알고 있었네요. 오래 써온 말인데도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았군요.
오래 써온 말일수록, 우리는 그 말을 제대로 안다고 착각한다.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맞춤법 지적을 잘하는 편이에요.
예전엔 그게 좀 얄밉기도 했지요. 그런데 그날은 그 친구가 되와 돼 구별하는 법을 쉽게 알려줬어요. 하와 해를 넣어보면 된다고요. 다들 오, 하고 감탄했네요. 지적이 아니라 같이 배우는 자리가 된 거지요.
생각해보면 맞춤법을 틀리면 괜히 부끄럽잖아요.
그래서 모르는 걸 숨기게 되지요. 그런데 그날 단톡방은 다들 모른다고 먼저 말하니까 부끄러울 게 없었어요. 틀려도 괜찮은 자리에서는 배우는 것도 편하더라고요.
그 뒤로 저도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한 번씩 확인해요.
되와 돼가 나오면 속으로 하와 해를 넣어보지요. 친구 얼굴이 떠올라서 혼자 웃게 되네요.
한글날은 쉬는 날로만 생각했는데, 그 주에는 말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게 됐어요.
틀린 맞춤법을 고쳐주는 손에도 다정함이 묻을 수 있더라고요. 서로 웃으며 고쳐주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