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단톡방에 사진이 하나 올라왔네요. 친구가 오래 접었던 걸 다시 시작했다고요.
사진을 자세히 보니까 도구가 예전에 쓰던 그대로였어요.
새 걸로 시작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손잡이가 닳은 자리가 예전 사진이랑 같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동안 안 하고 있었을 뿐이지 버리지는 않았던 셈이군요. 어딘가에 넣어두고 몇 년을 지낸 겁니다.
그만둔 것과 넣어둔 것은 다르다. 넣어둔 사람은 언젠가 꺼낼 자리를 남겨둔 것이다.
그 친구가 왜 접었는지는 대충 알고 있어요.
바빴고 여유가 없었겠지요. 그때 계속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말은 밖에서 하기 쉬운 말이지요. 그 시기에는 그게 맞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처음 시작하는 것보다 다시 시작하는 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예전만큼 안 되는 걸 자기가 제일 먼저 알게 되니까요. 손이 굳어 있고 감이 떨어져 있고요. 그 어색한 구간을 지나야 하는데 그게 부끄러워서 못 꺼내는 사람이 많은걸요.
친구는 시작한다고 미리 말하지 않았어요.
한동안 혼자 하다가 어느 정도 되니까 사진을 올린 겁니다. 저는 그 순서가 좋았네요. 선언부터 하면 부담이 되고, 부담이 되면 또 접게 되겠지요.
그 사진을 보고 제 서랍을 떠올렸어요.
몇 년째 안 꺼낸 것들이 있는걸요. 버린 적은 없고요. 그러니까 저도 접은 게 아니라 넣어둔 쪽인 셈이군요. 그렇게 보니까 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단톡방에는 다들 잘한다는 말을 올렸더라고요.
저는 그것 말고 따로 짧게 보냈어요. 그거 아직 갖고 있었냐고요. 답이 왔는데 버릴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고 하네요. 그 대답이 며칠 남았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대개 버리지 않고 넣어뒀던 쪽이겠지요.
오늘 몇 년째 안 꺼낸 게 있으시면, 그건 그만둔 게 아니라 아직 넣어두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