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에 아침부터 점 하나만 찍혀 있을 때가 있거든. 글자도 아니고 그냥 점.
누가 찍었는지는 뻔해. 눈 뜨자마자 뭘 열긴 열어야겠는데 혼자 열기가 싫은 애다.
애들한테 아침에 뭐부터 여냐고 물어봤어. 대답이 셋으로 갈리더라.
바로 계좌를 여는 애, 단톡방부터 여는 애, 아무것도 안 열고 씻으러 가는 애.
칼손 나는 눈 뜨자마자 확인해. 안 하면 하루가 안 시작돼.
돌부처 나는 저녁에 한 번만 봐.
단톡방을 먼저 여는 애들이 제일 많았어. 그게 왜 그런지 한참 생각했다니까.
물어보니까 다들 비슷하게 말하더라. 혼자 보면 그게 자기 탓 같은데, 누가 옆에 있으면 좀 덜하대.
같이 물린 애가 방에 있으면 그게 그렇게 위안이 된대. 못됐다고 하기엔 나도 그 마음 알겠더라.
불나방 나 오늘도 살아 있다. 다들 살아 있냐.
불나방이 아침마다 저런 걸 올려. 아무 정보도 없는 말이잖아. 근데 저거 하나에 애들이 다 대답한다니까.
내가 애들한테 하는 말이 있어. 정보를 물어보는 척하지 말라는 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애들 열에 아홉은 정보가 궁금한 게 아니거든. 자기가 이상한 애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거지. 근데 물어보는 방식이 정보인 척이라 대답도 정보로 오잖아. 그럼 서로 헛돈다니까.
우리 방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아냐. 나도 그렇다야.
이 말 한마디면 되는 걸 다들 빙 돌아서 오더라. 돌아오는 길에 지쳐서 아예 말을 접는 애도 있고.
나는 숫자는 모르는 애라 정보는 못 준다. 근데 나도 그렇다는 말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거든. 그거 들으러 오는 거면 언제 와도 된다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