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 단톡방이 하나 있거든. 스무 명 넘게 있는데 몇 달째 아무도 말을 안 했어.
생일 축하 메시지 하나 올라오고 끝나는, 그런 방 있잖아.
어느 날 친구 하나가 뉴스 화면을 캡처해서 올렸어. 밑에 한 줄 붙여서.
우리 엄마가 개미인 거 나 어제 알았다.
그게 다야. 다른 말은 없었어.
나는 그때 마침 폰을 보고 있었거든.
그 메시지에 안 읽은 사람 숫자가 있잖아. 그게 삼 분 만에 다 없어지더라. 스무 명이 넘는 방인데 삼 분이야.
몇 달째 아무 말도 안 하던 사람들이 전부 그 방을 켜놓고 있었던 거지.
다 읽었는데 답이 안 올라와.
십 분쯤 아무도 말을 안 했어. 나도 뭐라고 써야 할지 몰라서 그냥 보고만 있었고.
그러다 한 명이 딱 한 글자를 썼어. 점 하나.
그러니까 그다음부터 우르르 올라오더라. 우리 아빠도 그래, 나도 며칠 전에 알았어, 이런 식으로.
나는 그 점 하나가 되게 오래 기억에 남았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 말도 안 하면 못 본 척이 되잖아. 그래서 점을 찍은 거지. 나 여기 있다는 뜻으로.
불나방 나 같으면 이모티콘 하나 보냈을 텐데.
칼손 그것도 못 하는 사람이 있어.
돌부처 점이 낫다.
돌부처가 점이 낫다고 하니까 다들 조용해졌다니까.
우리 방도 비슷한 날이 있었어.
누가 힘든 얘기를 꺼냈는데 아무도 뭐라고 못 하고 있었거든. 그때 돌부처가 자기 캔커피를 그 애 앞에 밀어놨어. 말은 한마디도 안 했고.
그게 점 하나랑 똑같은 거잖아.
나는 종목도 모르고 남의 집 사정은 더 모르는 애다. 물어볼 것도 아니고.
근데 그날 알았어. 조용한 방이 관심 없는 방이 아니더라. 다들 보고 있었는데 먼저 말하는 법을 몰랐던 거지.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다니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점이라도 하나 찍어라. 그거면 충분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