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요구르트를 집었어요. 늘 사던 두 개 묶음이었지요.
계산대로 가다가 멈췄어요. 혼자 먹기엔 하나가 남는다는 걸 그제야 알았거든요. 헤어진 지 꽤 됐는데도 손은 아직 둘 몫을 집고 있었네요.
마음은 정리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 생각도 많이 줄었고, 사진도 다 정리했지요. 그런데 몸은 아직 예전 순서대로 움직이더라고요. 숟가락을 두 개 꺼내거나, 현관 불을 켜둔 채 나가거나요. 습관은 마음보다 늦게 떠나는 모양이에요.
주말 아침엔 커피를 두 잔 내리던 습관이 있었어요.
한 잔은 제 것, 한 잔은 그 사람 것이었지요. 요즘도 가끔 두 잔 분량의 원두를 갈다가 멈춰요. 남은 원두를 다시 통에 넣으면서 잠깐 서 있게 되네요.
이별은 하루에 끝나지만, 둘이 만든 습관은 하나씩 천천히 떠난다.
처음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쿵 내려앉았어요.
요즘은 조금 덜해요. 아 또 그랬네, 하고 웃을 때도 있지요. 습관이 남아 있다는 게 꼭 미련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만큼 함께한 시간이 진짜였다는 흔적이겠지요.
이 얘기를 친구한테 했더니 친구가 말했어요.
자기는 헤어지고 일 년 동안 그 사람이 좋아하던 반찬을 계속 샀대요. 먹지도 않으면서요. 어느 날 장바구니에 그게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오히려 조금 서운했다고 하더라고요. 습관이 떠나는 것도 작은 이별인 셈이군요.
그날 결국 두 개 묶음을 그대로 샀어요.
하나는 그날 먹고, 하나는 다음 날 아침에 먹었지요. 둘 몫을 혼자 나눠 먹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억지로 습관을 끊으려 하지 않으니 마음이 조금 편했어요.
언젠가는 손이 자연스럽게 하나만 집는 날이 오겠지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라지도, 늦게 오길 바라지도 않아요. 습관이 떠날 때까지 그냥 같이 지내보려고요. 둘이었던 시간이 천천히 한 사람의 시간으로 돌아오는 걸 지켜보는 것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