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손네 집에 놀러 간 적이 있거든. 거실에서 다 같이 티비를 보는데 뉴스가 나왔어.
그 순간 칼손 자세가 확 바뀌더라. 소파에 기대 있다가 등을 떼고 무릎에 팔꿈치를 올렸어.
몸을 앞으로 쭉 내미는 자세. 시험 보는 애처럼.
뉴스 끝나니까 다시 소파에 기댔어. 자기는 그걸 모르더라.
칼손 내가 그랬어? 진짜?
동아리방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다들 자기 습관을 꺼내더라.
불나방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폰부터 찾는대. 예전엔 알람 끄고 다시 잤는데 지금은 알람 끄는 손으로 바로 화면을 연대.
돌부처는 시계를 자주 본대. 특정 시간이 되면 자기도 모르게 시계를 본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다들 웃으면서 말했는데 다 진짜였어.
불나방 나는 이제 알람 없이도 그 시간에 깬다니까.
생각해보면 그 습관들은 다 몸이 하는 거야. 머리로 정한 게 아니라.
칼손은 뉴스를 집중해서 보려고 자세를 바꾼 게 아니라 몸이 먼저 긴장한 거고. 돌부처 시계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마음이 거기 오래 머물다 보니까 몸에 자국이 남은 거라니까.
그게 좀 신기하면서도 무섭더라.
나도 생각해보니까 하나 있었어. 나는 주식을 안 하는데도.
애들 표정을 보는 습관. 동아리방 문 열자마자 애들 얼굴부터 훑어봐. 누가 오늘 어떤지.
부장 하면서 생긴 거야. 주식은 안 해도 주식하는 애들 옆에 있으니까 나한테도 자국이 생긴 거지.
돌부처 부장도 물들었네.
칼손이 그 얘기 듣고 그러더라. 자세는 좀 바꾸고 싶대. 뉴스 볼 때마다 어깨가 아프대.
그래서 우리가 하나 정해줬어. 뉴스 나오면 쿠션을 하나 안고 보기.
쿠션을 안으면 몸을 앞으로 못 내밀잖아. 칼손이 해봤는데 진짜 덜 긴장된대. 웃기지.
너도 뭔가 시작하고 나서 습관이 바뀌었으면 그건 네 마음이 거기 오래 있었다는 흔적이야.
바꾸고 싶으면 쿠션 하나부터 안아봐. 동아리방 소파에도 쿠션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