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못 본 사람한테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 날짜부터 확인했네요.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게 언제인지요.
이 년이 넘었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손이 멈췄어요.
그 사람 쪽에 제가 아직 있을까 하는 겁니다.
이 년이면 사는 게 꽤 달라지니까요. 새로 만난 사람들이 있을 거고 그 자리에 제 몫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는 거지요. 그걸 가늠하다 보면 보낼 마음이 식습니다.
오래 못 본 사이를 재는 자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날짜만 세고 만다.
이 년이 길다고 정해둔 건 저예요.
어떤 사이는 오 년이 지나도 그대로이고, 어떤 사이는 반년이면 멀어집니다. 날짜가 아니라 그동안 어땠는지가 정하는 건데 저는 숫자만 보고 있었던 셈이군요.
몇 번 해보고 알게 된 게 있어요.
오래 못 봤어도 답은 대개 옵니다. 반가워하는 쪽이 더 많고요. 제가 미리 잰 것보다 그쪽 자리가 넓었던 겁니다. 매번 그런데도 다음번에 또 재고 있네요.
다만 답이 늦으면 다시 흔들립니다.
역시 아니었나 싶어지고요. 그런데 며칠 뒤에 오는 답도 있고 그건 그냥 바빴던 거고요. 늦는 걸 결론으로 읽으면 틀리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짧게 보냅니다.
안부 한 줄이면 됩니다. 길게 쓰면 그 길이만큼 답을 기대하게 되고, 기대하면 또 재게 되니까요. 짧게 보내면 안 와도 덜 걸리고요.
안 보내면 아무 일도 안 생기지요.
그 사이는 이 년에서 삼 년이 되고, 그러면 또 재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낼 확률이 줄어드는 구조고요. 그러니 재고 있을 때가 그나마 보내기 쉬운 때인 셈이군요.
반대로 제가 받아본 적도 있어요.
몇 년 만에 이름이 떴을 때 귀찮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그냥 반가웠고요. 그러니 제가 재고 있는 그 걱정은 대개 제 안에서만 큰 겁니다.
남아 있는지는 보내봐야 아는 거겠지요.
재는 걸로는 영영 안 나오고요. 오늘 날짜부터 세고 계셨다면, 한 줄만 먼저 놓아보셔도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