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집에 갔다가 할아버지 얘기를 듣게 됐거든. 우리가 뭘 하는 애들인지 아시고 얘기를 꺼내시더라.
나는 옛날 얘기가 나오면 좀 지루할 줄 알았어. 근데 아니었다니까.
쓰시는 말이 우리랑 완전히 다르잖아. 지금은 아무도 안 쓰는 말들이야.
근데 내용이 우리 방에서 매일 나오는 거랑 똑같더라. 옆집 아저씨 얘기 듣고 따라 했다가 어떻게 됐다는 얘기.
우리 방에서 지난주에 나온 얘기랑 같은 거라니까. 나는 그게 좀 이상했어.
칼손 시대가 다른데 왜 똑같아요?
얘기하시다가 중간에 두 번이나 그러시더라. 그때는 다 그랬다고.
나는 그 말이 제일 걸렸거든. 다 그랬다는 말은 자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말이잖아.
그거 우리 방에서도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라니까. 나만 그런 거 아니냐고 물어보는 거.
들으면서 뭐가 달라졌나 세봤거든. 도구만 달라졌더라.
그때는 종이로 하던 걸 지금은 폰으로 하는 거잖아. 빨라진 건 있는데 마음은 그대로인 거다.
옆에서 누가 잘됐다고 하면 흔들리고, 안 좋으면 아무한테도 말 못 하고. 그게 몇십 년 지나도 그대로라니까.
돌부처 사람이 안 바뀐 거지.
가면서 할아버지가 한마디 하시더라. 옆에 말할 사람 있으면 그걸로 된 거라고.
우리가 동아리를 한다니까 그게 제일 좋은 거라고 하시더라니까. 뭘 배우냐가 아니라 같이 앉아 있는 거.
그 말 듣고 나는 좀 뭉클했어. 우리가 하고 있는 게 틀리지 않았다는 말로 들렸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옛날은 더 모르거든. 할아버지 말씀도 반은 못 알아들었어.
근데 하나는 알겠더라. 도구는 계속 바뀌는데 마음은 안 바뀌는 거라니까.
그러면 우리가 하는 것도 몇십 년 뒤에 누가 똑같이 하고 있을 거잖아. 그 생각을 하니까 좀 든든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