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저녁 먹고 나서 이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코인 쥔 사람들이 모여서 투표로 정한다는 얘기를 들었대요. 회사도 아닌데 무슨 투표를 하냐고 하더라던데요.
저도 그게 걸렸어요. 앞서 회사도 없는 코인 거래소를 알아봤잖아요. 사람 대신 규칙이 일한다고 했고요. 그런데 그 규칙을 고쳐야 할 때는 누가 정하나요? 그래서 처음부터 물었어요.
들어보니 그 자리에서 쓰이는 코인을 쥐고 있으면 표를 던질 수 있게 해 뒀대요. 수수료를 얼마로 할지, 새 규칙을 넣을지 같은 걸 올려서 정한다는데요.
신미혜 반상회랑 비슷한 거예요. 다만 사람마다 한 표가 아니라 가진 만큼 표가 붙는 셈이죠.
저는 바로 되물었어요. 그러면 주주총회랑 같은 거 아닌가요? 뼈대는 닮았는데 갈리는 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첫째로 표가 사람이 아니라 지갑에 붙는대요. 한 사람이 지갑을 여럿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여러 사람 몫이 한 지갑에 모여 있을 수도 있고요. 앞서 밈코인을 알아볼 때도 나왔잖아요. 밖에서는 여럿처럼 보여도 실은 한 자리일 수 있다는 그 얘기요.
둘째로 이름이 없어요. 누가 던졌는지가 아니라 어느 지갑이 던졌는지만 남는대요.
셋째는 이게 제일 뜻밖이었는데, 아무도 안 오는 일이 흔하다는데요. 정해 둔 만큼 표가 안 모이면 그냥 흐지부지된다고요.
강미연 반상회에 사람이 안 나오는 거랑 똑같다더라고요.
그것도 있대요. 자기가 매번 들여다보기 어려우니 대신 던져 달라고 맡겨 두는 거고요. 그러면 여러 사람 표를 모아 쥔 자리가 생기잖아요. 앞서 스테이킹을 알아볼 때도 대신 맡아 해 주는 데 얘기가 나왔는데, 결이 비슷해요.
신미혜 반장한테 위임장 써 주는 거랑 같은 거예요. 편한데 그만큼 반장이 세지는 셈이죠.
저는 이 대목에서 좀 갸웃했어요. 사장이 없으려고 만든 구조인데 표를 모아 쥔 자리가 생기면 결국 비슷해지는 거잖아요. 그 얘기는 저쪽에서도 계속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여기는 확실히 갈렸어요. 아니래요. 앞서 코인 회사가 주식시장에 올라간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건 가게 조각을 나눠 갖는 거고, 이건 그 자리의 규칙을 정하는 데 끼는 것뿐이라고요. 번 걸 나눠 준다고 약속한 것도 아니고요.
강미연 그 둘을 헷갈리면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하더라던데요.
실제로 표가 얼마나 모이는지, 정해진 게 그대로 지켜지는지는 자리마다 다르대요. 나라마다 이걸 어떻게 볼지도 아직 정리 중이라고 들었고요.
신미혜 반상회에서 정했다고 다 그대로 되는 건 아닌 거예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정리하면 이래요. 그 자리에서 쓰이는 코인을 쥐면 규칙을 정하는 데 표를 던질 수 있어요. 표가 사람이 아니라 지갑에 붙고, 이름은 안 남고, 표가 안 모여 흐지부지되는 일도 흔해요. 표를 맡길 수 있어서 모아 쥔 자리가 생기기도 하고요.
이게 회사 조각을 갖는 것과는 다른 자리라는 것까지가 오늘 알아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잖아요.
신미혜 표가 사람한테 붙는지 지갑에 붙는지부터 보면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