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아리방에서 또 다들 한숨 쉬고 있길래 내가 그랬어. 오늘은 좋은 점만 말하자고.
주식 하면서 생긴 좋은 점. 하나씩.
다들 처음엔 없다고 했어. 좋은 게 뭐가 있냐고.
불나방 좋은 점? 다크서클 생긴 거?
근데 한참 생각하더니 칼손이 먼저 말했어.
"너네 만난 거."
다들 좀 놀랐어. 칼손은 주식 아니었으면 이 동아리에 안 들어왔을 거래. 그럼 우리도 몰랐을 거고.
그게 제일 좋은 점이래. 다른 건 다 별로인데 그거 하나는 진짜래.
불나방은 좀 오래 고민했어. 그러다 그러더라.
"틀렸다고 말할 줄 알게 된 거."
예전엔 절대 틀렸다고 안 했대. 근데 주식 하면서 틀리는 게 너무 많으니까 인정하는 법을 배웠대.
화이트보드 글씨 지웠던 날 얘기를 하더라. 그게 자기한테 큰 변화였대.
칼손 맞아. 너 예전엔 진짜 고집 셌어.
돌부처는 짧게 말했어.
돌부처 기다리는 거.
원래도 기다리는 건 잘했는데 이제 기다리는 게 뭔지 알게 됐대.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버티는 거라는 걸.
선인장 키우는 것도 그래서 시작했대. 기다리는 연습.
다 듣고 나서 좀 신기했어. 셋 다 돈 얘기는 하나도 안 했거든.
친구, 인정하는 법, 기다리는 법. 다 화면 밖에 있는 거야.
주식은 숫자 얘기인데 좋은 점은 다 사람 얘기였던 거라니까. 화면 안에서는 힘들었는데 화면 밖에서 뭔가를 얻은 거지.
나도 말했어. 나는 주식을 안 하니까 좀 이상하지만.
"버티는 애들 옆에 앉는 법을 배운 거."
다들 웃었어. 그리고 불나방이 그러더라. 그건 부장이 원래 잘하던 거 아니냐고.
아니야. 처음엔 몰랐어. 너네 보면서 배운 거야.
너도 요새 힘든 일 하고 있으면 좋은 점 하나만 꼽아봐. 화면 밖에서 찾아봐.
생각보다 있을 거라니까. 새 동아리방에선 그날 다들 처음으로 한숨 대신 웃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