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건물 옥상은 점심시간에 열려 있어요. 답답한 날이면 거기 올라가서 잠깐 서 있다 내려오지요.
옥상 한쪽 구석에는 접이식 의자가 하나 있어요. 누가 가져다 뒀는지 몰라도 늘 서쪽 하늘을 향해 놓여 있더라고요.
사무실은 늘 조금 답답해요.
창문은 있지만 열리지 않고, 모니터 불빛과 키보드 소리가 가득하지요. 옥상에 올라가면 공기가 달라요. 바람이 불고, 멀리 다른 건물 지붕들이 보이고요. 몇 층 올라왔을 뿐인데 다른 곳에 온 것 같네요.
옥상에서는 하늘이 조금 더 가까워요.
땅에서는 건물 사이로 조각난 하늘만 보이지요. 옥상에서는 한 번에 넓게 보여요. 그 넓은 하늘 아래 서 있으면 아까 사무실에서 붙잡고 있던 고민이 조금 작아 보이더라고요.
높은 곳에 서면 하늘은 넓어지고, 들고 있던 걱정은 그만큼 작아 보인다.
그 의자는 누구 것일까 늘 궁금했어요.
어느 날 점심때 올라가 보니 다른 층의 한 분이 거기 앉아 계셨지요. 도시락을 무릎에 올려놓고 서쪽 하늘을 보고 계셨어요. 저를 보더니 여기 노을 시간에 오면 더 좋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옥상에 오래 있지는 않아요.
오 분, 길어야 십 분이지요. 바람을 좀 맞고, 하늘을 보고, 숨을 몇 번 크게 쉬고 내려와요. 그 정도면 오후를 버틸 힘이 조금 생기더라고요. 아주 짧은 여행 같은 거겠지요.
비 오는 날은 옥상 문이 잠겨요.
그런 날은 계단참 창문 앞에 서 있다 내려와요. 하늘은 좁지만 빗소리가 잘 들리지요. 옥상만큼은 아니어도 그 정도로도 숨이 좀 쉬어지네요.
답답할 때 어디론가 나가고 싶은데 멀리 갈 수 없을 때가 많지요.
그럴 땐 위로 몇 층만 올라가도 괜찮은 것 같아요. 하늘이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숨을 고르고 내려오면, 같은 사무실도 조금 다르게 보이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