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버스 정류장으로 가다 멈췄어요. 난간 위에 작은 장갑 한 짝이 놓여 있었지요.
아이용 분홍 장갑이었어요.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놓여 있어서 꼭 누가 손을 흔들고 있는 것 같았네요.
장갑은 혼자 거기 올라갔을 리가 없지요.
누군가 바닥에 떨어진 걸 보고 주워서 난간 위에 올려둔 거겠지요. 주인이 다시 찾으러 올 때 잘 보이라고요. 바쁜 출근길에 허리를 굽혀 주운 사람이 있었던 거예요.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어요.
장갑의 주인을 떠올려봤어요.
아마 엄마 손을 잡고 정류장 앞을 지나던 아이였겠지요. 장갑 한 짝이 빠진 줄도 모르고 갔을 거예요. 집에 가서야 알고 울었을지도 모르고요. 그 아이가 다시 이 길을 지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네요.
주인 모를 물건을 눈에 띄는 곳에 올려두는 손은, 얼굴 모를 누군가를 위한 작은 다정이다.
다음 날 아침에도 장갑은 그 자리에 있었어요.
조금 젖어 있었지요. 밤사이 비가 왔나 봐요. 그다음 날도 있었고요. 그런데 사흘째 되는 날 아침엔 없어졌더라고요. 주인이 찾아갔는지, 바람에 날아갔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주인이 찾아갔다고 믿기로 했어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도 그 장갑을 봤어요.
한 할아버지는 장갑을 보시더니 조금 더 잘 보이게 난간 끝 쪽으로 옮겨두셨지요. 교복 입은 학생 하나는 사진을 찍어 갔어요. 동네 커뮤니티에 올리려나 봐요. 아무도 말은 안 했는데 다들 그 작은 장갑이 주인을 찾길 바라는 것 같았네요.
생각해보니 저도 그런 적이 있었어요.
지하철역 계단에서 누군가 떨어뜨린 교통카드를 주워 매표소에 맡긴 적이요. 그 사람이 찾았는지는 몰라요. 그래도 그날 하루가 조금 가벼웠던 기억이 나네요.
길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시는 못 찾을 것 같지요.
그런데 그걸 주워 눈에 띄는 데 올려두는 손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잃어버린 것도 생각보다 쉽게 돌아오는 세상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