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이랑 처음 가는 떡볶이집에 가기로 했거든. 불나방이 길을 안다고 했어.
근데 십 분 걸었는데 점점 학교랑 가까워지더라. 반대로 가고 있었던 거야.
지도 앱을 보면서 걷고 있었는데도.
불나방 이상하다. 지도가 틀렸나.
불나방이 지도 보는 걸 옆에서 봤는데 웃겼어.
폰을 빙글빙글 돌리더라. 화면의 방향을 자기가 걷는 방향이랑 맞추려고.
근데 돌리다 보면 자기가 어느 쪽을 보고 있었는지 까먹는대. 그래서 또 돌리고.
결국 내가 폰을 뺏어서 봤어. 오 분 만에 도착했어.
그날 불나방 보면서 길치 특징을 좀 알게 됐어.
일단 자신감이 넘쳐. "이쪽이야" 하고 확신하면서 틀린 쪽으로 가.
그리고 틀린 걸 알아도 당황 안 해. "그럼 저쪽이네" 하고 또 확신하면서 다른 틀린 쪽으로 가.
마지막으로 결국 도착하면 엄청 뿌듯해해. 자기가 찾은 것처럼.
칼손 이거 완전 불나방 성격 그대로네.
칼손 말이 맞더라. 길 찾는 방식이 그냥 불나방 성격이야.
확신하고 직진하고, 틀려도 금방 털고 다시 확신하고. 동아리방에서 "이번엔 다르다"고 하는 거랑 똑같잖아.
반대로 칼손은 길 찾을 때 엄청 조심스럽대. 갈림길마다 멈춰서 확인한대. 그래서 느린데 안 틀린대.
돌부처는 아예 안 찾는대. 누가 데려가면 따라간대.
돌부처 따라가면 돼.
근데 그날 헤매면서 좋은 것도 있었어. 반대로 가다가 처음 보는 붕어빵 가게를 발견했거든.
떡볶이 먹고 나서 거기 가서 붕어빵도 먹었어. 불나방 덕분에.
길을 잃으면 원래 안 가던 데를 가게 되잖아. 그게 꼭 손해만은 아니라니까.
너도 길치 친구가 있으면 너무 답답해하지 마. 그 애 덕분에 붕어빵 가게를 찾을 수도 있거든.
그리고 같이 헤매주면 돼. 동아리방 애들은 다 같이 헤매는 거 잘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