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새로 난 길이 지도에 안 나와서 한참 헤맸대요. 그 얘기를 하다가 깨달았어요.
저는 길 안내를 늘 쓰면서 한 번도 값을 낸 적이 없거든요. 그럼 이 회사는 어디서 버는 걸까요.
박예슬 공짜로 주면서 어떻게 굴러가나요?
신미혜 우리가 안 내면 다른 쪽이 내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하나는 화면에 뜨는 자리래요. 찾을 때 먼저 보이는 자리요. 앞에서 네이버랑 카카오가 사람이 머무는 자리를 빌려주는 장사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지도도 그 자리 중 하나라던데요.
둘째는 남의 회사에 지도를 빌려주는 것이래요. 이건 저도 처음 들었어요. 배달이며 택시며 짐 나르는 데서 쓰는 화면이 다 자기 지도를 따로 만든 게 아니라, 빌려 쓰고 값을 치른다고요.
셋째는 사람이 안 타는 차 쪽이라던데요. 그쪽은 훨씬 자세한 지도가 필요해서 따로 만든대요.
여기가 이 업의 결이었어요.
길은 가만있지 않잖아요. 새로 나기도 하고 막히기도 하고 가게가 바뀌기도 하고요. 그러니 한 번 만들면 끝이 아니라 계속 고쳐야 하는 물건이라던데요.
차에 장비를 달고 돌아다니면서 찍고, 사람들이 다닌 자국으로도 고치고, 바뀐 걸 알려 주는 손도 따로 있대요. 그래서 만드는 값보다 유지하는 값이 더 든다고 하더라고요.
박예슬 그럼 새 회사가 들어오기가 어렵겠네요.
어렵대요. 새로 만들려면 그 돌아다닌 세월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니까요. 앞에서 반도체 소재가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이유는 다른데 자리가 굳는 건 같더라고요.
이건 뜻밖이었어요. 우리 쪽 자세한 지도는 밖으로 내보내는 데 제약이 있대요.
그래서 밖의 큰 회사도 우리나라에서는 길 안내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더라고요. 그 덕에 안쪽 회사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어요.
다만 그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우리는 값을 안 내고 다른 쪽이 낸다는 것, 화면 자리와 남의 회사에 빌려주는 것과 사람 안 타는 차 쪽으로 나뉜다는 것, 길이 계속 바뀌어서 만들고 나서가 더 힘들다는 것, 그래서 새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지도가 늦게 고쳐졌다고 투덜대기 전에 하나는 생각해요. 저걸 누가 계속 돌아다니며 고치고 있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