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늘 답장이 늦는 친구가 있어요. 밤에 메시지를 보내면 다음 날 아침에야 답이 오지요.
처음엔 그게 서운했어요. 바로 읽었는데 왜 답을 안 하나 싶었거든요. 그동안 혼자 이런저런 상상을 했네요.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바빠졌어요.
내가 뭘 잘못 말했나, 바쁜가, 귀찮은가 하고요. 상상은 대개 나쁜 쪽으로만 흘렀지요. 별것 아닌 메시지였는데 밤새 신경이 쓰였어요. 그러다 아침에 답이 오면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요.
그 친구 답장은 늘 비슷한 시간에 왔어요.
아침 일곱 시쯤이요. 몇 번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문득 궁금해졌지요. 왜 늘 그 시간일까 하고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친구가 웃으며 대답했네요.
늦게 오는 답장에도, 그 사람만의 다정한 이유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밤에 받은 메시지는 아침에 머리 맑을 때 제대로 답하고 싶어서래요.
피곤할 때 대충 답하면 마음이 다르게 전해질까 봐서요. 그 말을 듣고 한참 할 말이 없었어요. 제가 서운해하던 그 늦음이 사실은 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던 거예요.
생각해보니 서운함은 다 제 상상이 만든 거였어요.
친구는 아무 잘못도 없었지요. 저 혼자 밤새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었던 거고요. 답장이 늦는 것과 마음이 멀어진 건 전혀 다른 일이었는데요.
그 뒤로는 밤에 메시지를 보내도 조급하지 않아요.
내일 아침 일곱 시쯤 오겠지 하고 잠들지요. 그러면 정말 그 시간쯤 답이 와요. 늘 정성스러운 답이고요. 아침에 그 답장을 읽는 게 작은 즐거움이 됐네요.
저도 조금 바꿔봤어요.
급하지 않은 메시지는 바로 답하지 않고 마음이 정리될 때 답하기로요. 그랬더니 대충 보내던 답장이 조금 더 다정해졌어요. 친구의 방식이 옳았던 거군요.
늦게 오는 답장에도 그 사람만의 다정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요.
기다리는 동안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혼자 만들지 않아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