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휴대폰을 보다가 알림 하나를 봤어요. 오래된 친구 단톡방이었지요.
한 친구가 나갔다는 알림이었어요. 바로 위에는 그 친구가 석 달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그대로 있었네요. 다들 잘 지내.
친구는 아무 말 없이 나갔어요.
인사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지요. 단톡방은 잠깐 조용하다가 누군가 무슨 일 있나? 하고 물었어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고요. 다들 그 친구와 연락이 뜸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된 거였지요.
그날 밤 한참 그 단톡방을 거슬러 올라가 봤어요.
친구가 말이 줄어든 게 언제부터였는지요. 반년 전쯤부터 대답이 짧아지더라고요. 다들 바빠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요.
조용히 나가는 사람은, 대개 그 전에 오래 조용히 앉아 있었다.
처음엔 조금 서운했어요.
그래도 오래 알던 사이인데 한마디 없이 나가다니요. 그런데 곧 걱정이 됐지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단톡방이 버거웠던 건 아닐까 하고요. 여러 사람의 근황이 쏟아지는 자리가 누군가에겐 무거울 수도 있겠더라고요.
쇼펜하우어는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했대요.
가까이 붙으면 서로 찔리고, 멀어지면 춥다고요. 그 친구는 자기에게 맞는 거리를 찾아 나간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게 꼭 우리를 미워해서는 아니었을 거예요.
다음 날 그 친구에게 따로 메시지를 보냈어요.
단톡방 얘기는 하지 않았지요. 그냥 요즘 날씨 추워졌는데 잘 지내냐고만요. 이틀 뒤에 답이 왔어요. 요즘 좀 정신없었다고, 연락해줘서 고맙다고요. 그 짧은 답에 마음이 조금 놓였네요.
단톡방을 나간 친구를 다시 불러들일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문 밖에서 따로 안부 한 줄 건네는 건 할 수 있어요. 나간다는 건 미워서가 아니라 지쳐서일 때가 많으니까요. 그 한 줄로도 충분한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