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알던 친구한테 새 친구가 생겼거든. 나쁜 일이 아니잖아.
근데 좀 서운하더라. 나는 그 마음이 좀 창피했다니까.
둘일 때랑 셋일 때가 다르더라. 내가 하던 농담이 두 번 안 먹혔어.
새 친구가 못 알아듣는 얘기였거든. 그러니까 그 얘기를 안 하게 되잖아.
우리끼리 쌓아둔 게 있는데 그걸 못 쓰게 되는 거라니까. 그게 제일 허전했어.
칼손 저는 그럴 때 그냥 빠져요.
서운하다고 말할까 하다가 못 했거든. 말하면 내가 좀 이상해 보일 것 같았어.
친구 사귀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그럼 뭘 어쩌라는 거냐 소리를 들을 것 같잖아. 나도 뭘 어떡하라는 건지 몰랐고.
그래서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몇 주를 보냈다니까.
그러다 한번 말했거든. 요새 좀 서운했다고.
그 친구가 웃으면서 자기도 그런 적 있다고 하더라. 예전에 내가 방 애들이랑 붙어 다닐 때 자기도 그랬대.
나는 그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다니까. 나도 그 친구한테 똑같은 걸 한 적이 있었던 거잖아.
돌부처 서로 그러는 거지.
말하기 전에는 그게 아주 크게 느껴졌거든. 며칠 동안 계속 생각났어.
근데 말하고 나니까 확 작아지더라. 별거 아닌 게 되는 거잖아.
말 안 하고 두면 계속 커지는데 꺼내놓으면 작아지는 거라니까. 이거 방에서 애들한테 늘 하는 말인데 나는 못 하고 있었어.
방에서도 새로 온 애 때문에 서운해하는 애가 보이면 먼저 말을 걸어준다니까. 그 마음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내 마음도 잘 모르거든. 서운한 걸 서운하다고 부르는 것도 한참 걸렸어.
근데 이름을 붙이고 나니까 말할 수 있더라. 이름이 없으면 말을 못 하는 거잖아.
지금은 셋이서 잘 다닌다니까. 안 먹히던 농담도 이제 새 친구가 알아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