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이라 동네 꽃집에 갔거든. 처음이었어, 혼자 꽃 사러 간 거.
사장님이 친절하게 골라주셨어. 노란 꽃이랑 하얀 꽃 섞어서.
포장하시는데 카운터에 놓인 폰이 울리더라. 사장님이 힐끗 보셨어.
그다음부터 손이 좀 느려지시더라. 리본을 매셨는데 마음에 안 드셨는지 풀고 다시 매셨어.
그리고 또 풀고 다시. 두 번.
근데 다시 맬 때마다 리본 색을 바꾸셨어. 처음엔 갈색이었는데 주황색으로, 그다음엔 노란색으로.
점점 밝은 색으로 바꾸시더라.
칼손 기분 바꾸려고 그러셨나 보다.
다 매시고 나서 사장님이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그러시면서 폰을 슬쩍 뒤집어 놓으셨어. 그리고 한 마디 하셨어.
이거 보면 손이 자꾸 엉킨다고. 꽃 만지는 사람이 이러면 안 되는데, 하시면서.
그 화면이 뭐였는지는 나도 알 것 같았어. 동아리방 애들이 매일 보는 그 화면이었거든.
근데 결과적으로 노란 리본이 제일 예뻤어. 노란 꽃이랑 딱 맞았거든.
사장님도 그러셨어. 이게 제일 낫네, 하시면서 처음으로 진짜 웃으셨어.
나는 그게 좀 좋았어. 엉킨 손이 결국 제일 밝은 색을 찾은 거잖아.
돌부처 다시 매니까 더 예뻐졌네.
집에 가서 엄마한테 꽃을 드렸어. 엄마가 리본 예쁘다고 하시더라.
꽃집 얘기를 했더니 엄마가 그러셨어. 그 사장님 혼자 가게 하시는데 손님 없을 때는 많이 적적하실 거라고.
그래서 폰을 보시는 것 같다고. 꽃은 말을 안 하잖아.
불나방 다음에 우리 다 같이 꽃 사러 가자.
나는 사장님이 뭘 갖고 계신지 하나도 몰라. 알 필요도 없고.
근데 리본을 점점 밝은 색으로 바꾸시던 그 마음은 알 것 같거든. 너도 동네 꽃집 지나가면 한 번 들러봐. 한 송이만 사도 사장님 하루가 좀 밝아질 거라니까.